은소랜 은퇴 연구소

 

지난 주말(2020년 2월 10 일주)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일본 박스 오피스에서 1위에 올랐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일본 사이트를 
몇 군데 찾아보다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기생충에 대한 할리우드 시각에서 그 의미를 정리한 글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기생충의 일본 제목

기생충의 일본어 표현인 "寄生虫"으로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영화 제목은 "パラサイト 半地下の家族"으로 되어 있었다.

외래어 표기를 좋아하는 일본인답게 기생충의 영어 제목인 "Parasite"를 가타카나 "パラサイト"로 표시하고 부제를 "반지하의 가족"으로 표시하였다.  

 

영화 전체 스토리를 은유적으로 표시하는 "기생충"이라는 제목보다는 뭔가 있어 보이는 "Parasite- パラサイト"라는 표현에 영화 스토리의 직접적인 소재를 특정한 "반지하 가족"이라는 구체적인 키워드를 뽑아낸 것이다.  

 

 

박스 오피스 랭킹

아래와 같이 2/16일 현재 흥행 랭킹 1위에 올라와 있다.  한국영화가 일본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것은 2005년 정우성 손예진 주연의 ‘내 머릿속의 지우개’ 이후 15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봉준호의 위업은 할리우드에 새 시대를 가져올 것인가 ? (ボン・ジュノの偉業は、ハリウッドに新時代をもたらすのか?)

 

Wired.jp라는 사이트에 위의 제목으로 이번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시상에 대해서 할리우드 영화 산업 시각에서 그 의미를 분석한 기사가 눈에 띄어서, 그중에서 흥미로운 부분만 발췌하여 올려 본다. ( 원문은 아래 부분의 링크를 참조 )

 

아시아의 요정이 할리우드를 구한다?

 

실제로 『 기생충 』은 주제에 있어서도 이야기 구성에 있어서도 훌륭한 작품이다.
한 번이라도 감상하다면, 아카데미에서 주요 상 4개를 싹쓸이했다는 사실이 납득이 간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이번 오스카 상 수여로, 할리우드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역사적 의미도 갖게 됐다.  92년의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으로 작품상을 수상한 외국어 영화로, 『 기생충  』은 할리우드의 전환점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앞으로도 오래 기억될 것이다. 

이미"포스트 기생충"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 할리우드는 『 기생충 』의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두 시대의 관절의 역할을 뜻밖에도 봉준호 감독이 담당하게 된 것이다.

사실 최근 몇 년 동안 이른바 하비 와인스타인 (Harvey Weinstein) 사건 (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 제작자의 성추행 스캔들, 미투 운동의 발단이 됨) 이후 백인성 (白人性)과 남성성( 男性性)으로 표현되는 할리우드의 "편향성"은 호된 비판을 받아 왔다.


과연 예술 작품에, 더구나 대중 작품에 까지 "우선 말을 꺼낸 사람부터 모범을 보여라."라는 규범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것이 옳은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와인스타인 사건이 보여준 것은 단순히 여성에 대한 부적절하기 짝이 없는 취급뿐 아니라 애당초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는 영화의 꿈같은 이야기와 제작 현장의 실태가 괴리돼 있어 사람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것이 이 스캔들의 가장 큰 아픔이었다. 할리우드는 정말 꿈의 도시인가?라고.

 

다양성과 관용을 주장하면서, 할리우드의 언행이나 행동이 그 주장을 배신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 해 영화의 잘잘못을 가리는 아카데미 상의"권위"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할리우드는 심각한 정체성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오스카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하다는 느낌을 주는 오락성과 사회성, 그리고 예술성을 갖춘 작품이 그것도 외국어 영화로 나타났으니 『 기생충 』은 할리우드나 아카데미상의 구세주인 셈이었다.  할리우드 역사에 이름을 새긴다는 것도 바로  의미인 것이다..

 

즉, 『 기생충 』은 그 작품의 아름다움만큼이나 그 이상으로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 된 것이다.

다양성을 찬양하고 통합을 실천하는 최고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사적 위상은 당연히 향후 이 작품의 해석과 수용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만큼 할리우드가 문화 정치로 얼룩진 세계가 되어 버렸다는 것인데. 아니, 정확히는 문화 정치의 세계라는 것이 이미 대대적으로 공개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이 원죄 같은 본질과 할리우드는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할 것이다.

 

거기에 우연히 나타난 아시아의 요정이 바로 봉준호 감독이었다.
수상 연설에서 할리우드란 꿈의 세계가 태평양 너머에 있는 한국에서 태어난 자신을 키웠다며 유유히 치켜세워 주는 아시아인이다.

 

『 기생충 』은 이른바 부를 " 가진 것(Haves)"과 "못 가진 것(Have-nots)"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그것은 할리우드의 자기비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의 아카데미 상에서의 영예로, 단일 작품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 이상으로 이 영화가 왜 아카데미 상을 거머쥘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과 불가분의 작품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이 영화는 이른바"MUST-SEE"의 작품, 즉 영화를 논하는 데에서 기초 교양이 되는 작품의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출처 : https://wired.jp/2020/02/19/parasite-review-ik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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