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중심가를 "안양 1번가"라고 합니다.
제가 대학 다닐 때부터 청춘들의 만남의 장소였습니다. 안양의 홍대 앞 분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30~4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게들이 취급하는 아이템이 바뀌었지 분위기는 여전합니다.
이 청춘들의 장소인 "안양 1번가"에서 도로 한 개를 넘어서면 완전히 분위기가 다른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바로 그곳에 안양 "중앙시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교통이 편해서 인근 수도권에서도 꽤 이름이 알려진 규모 있는 전통시장입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찾아보니까 1926년부터 이곳에 시장이 열렸다고 합니다.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이 중앙시장에서 일일 매출이 가장 많은 곳을 꼽으라고 하면 제 생각에는 단연 이번에 소개하는 칼국수 식당인 "홍두깨"가 아닐까 싶습니다.
홍두깨는 시장 내에 1호점과 2호점이 있습니다.
아마 1호점이 대박을 쳐서 식당 규모를 키워 2호점을 개점한 것 같습니다. 프랜차이즈점 같은 것은 아니고 아마 같은 식구분이 경영을 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점심, 저녁 식사 시간 중심으로 앞 뒤 1~2시간은 늘 입구에 줄을 서서 기다려야 자리를 잡을 수가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수제 칼국수를 먹기 위함이죠.. 오늘 소개하는 곳은 "홍두깨 2호점"입니다.
중앙시장 주 출입구로 들어오셔서 첫 번째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보시면 됩니다.
(카카오 맵에서는 홍두깨 2호점으로 검색하면 1호점의 위치가 잘 못 표시되더군요, 카카오 맵으로 찾으시려면 정확한 주소를 입력해야 합니다. 2호점의 정확한 주소는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로 291번 길 16"입니다.)
주메뉴는 칼국수입니다.
가게에서 직접 홍두깨로 밀어서 칼로 썬 칼국수 면을 오래 끊인 육수에 익혀서 바로 가져다줍니다.
간단한 식사로 칼국수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기 때문에 전통 식당 내 아이템으로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가격은 최근 몇 년 사이에 3,000원 → 3,500원 → 4,000원으로 꽤 인상이 되었습니다.
이 집의 김치는 겉절이보다는 약간 익은, 그렇지만 완전히 숙성되지 않은 김치가 셀프서비스로 제공됩니다.
칼국수와 잘 조화를 이룹니다.
사실 저는 이 김치 맛에 끌려서 이 집을 찾습니다.
칼국수는 일단 양이 푸짐합니다.
양이 비교적 적은 저희 부부에게는 좀 많은 편입니다.
이것을 곱빼기로 시켜서 드시는 분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뜨끈한 칼국수에 간장 양념을 취향에 따라 넣어 드시면 됩니다.
고급스러운 서빙 같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물론 금물입니다.
전통 시장 가운데 있고 인근에 청과물 매장이 2곳이나 있어서 꽤나 시끄럽습니다.
그리고 대충 80~90석쯤 되어 보이는 실내에 끊임없이 손님들이 들어오고 나가기 때문에 소란스러움 속에서 식사를 해야 하는 것은 전통 시장 내에 있는 맛집에서 느껴 볼 수 있는 재미라고 생각됩니다.
배려심이 많은 저희 아내는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분들에게 자리를 비워 줘야 한다고 식사를 마치자마자 일어서자는 분위기여서 좀 급하게 먹어야 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
그리고 이 식당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 카드는 받지 않고 현금으로 자리에 앉는 순간에 계산을 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들어온 순서대로 메뉴를 잊어버리지 않고 차례대로 음식을 서비스를 합니다.
상당한 관록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
물론 국물이 많아서 국물까지는 다 마시지 못했지만 이 정도면 저희 부부로서는 선전을 한 셈입니다.
김치는 두 쟁반 째였습니다. ^^
가벼운 마음으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안양 중앙시장에 있는 가성비 최고의 "홍두깨 손 칼국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비와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