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세대는 도면 작업의 Tool로 보면 석기시대부터 첨단 문명시대를 두루 경험한 세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입사해서는 드레프터 (Drafter)에 앉아서 도면을 그렸습니다. (처음 설계한 제품이 지금의 애플이나 구글쯤 되는 당시 최고의 회사였던 IBM을 위한 제품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불과 2~3년 후에 AutoCAD가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286 PC로 도면을 그렸습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PC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하드웨어 성능이었습니다.
설계하는 제품이 조금만 복잡해지면 선 몇 개 그려 넣고 재생하는데 한 참을 기다리던 시기였습니다. 약간의 거짓말을 보태면 담배 한 대를 빠는 여유가 있을 만큼 ^^,,,
지금은 상상을 못 하겠지만 당시는 실제로 회사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던 시기였습니다.
그렇게 한동한 2D CAD의 시대가 계속되다가 서서히 CAD/CAE/CAM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3D CAD가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미국 소프트웨어에 유럽 제품마저 경쟁에 합류하며 마케팅이 활발하던 시기였다.
Uni-graphics NX라는 강력한 3D CAD가 회사에 소개되었고 당시에는 없는 용어이지만 운 좋게 Early Adapter가 되어 이 소프트웨어를 평가해 보기도 했습니다.
UG NX -> Pro-engineer (지금의 CREO)-> Solidworks 등 회사에서 사용하는 CAD 툴도 여럿 바뀌었고 저도 어느 사이에 도면을 만지는 일선에서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에 우연히 스케치업 (Sketchup)이라는 3D CAD를 알게 되었습니다.
위에 3D CAD보다는 너무 가볍고 배우기 쉬워서 취미로 가지고 놀기에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좀 과장을 하면 3D CAD를 접해 보지 않으신 분도 2~3일 정도만 연습하면 간단한 집 한 채를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게다가 Pro 버전이 아니면 무료입니다.
아래 사진은 제가 스케치업을 이용하여 그려본 단독 주택의 실내 모습입니다.
며칠 동안 틈틈이 몇 시간 품을 팔아 그려 본 것인데,,,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3차원이므로 여러 가지 각도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연출해 볼 수 있고 가구 배치 같은 것도 조정을 해 볼 수가 있습니다.
어디에선가 스케치업(Sketchup)을 웹툰의 배경을 그리는데 많이 활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원리적으로는 충분히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모델링만 한번 만들어 두면 다양한 각도의 뷰를 만들 수 있고 스케치업은 다른 CAD에서는 없는 다채로운 스타일을 제공하므로 웹툰의 성격에 맞추어 장면을 빼서 이미지화하고 이것을 포토샵 등으로 좀 더 보정한 다음에 웹툰 제작 툴에 배경 그림을 불러서 사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유튜브를 보다가 운 좋게 위의 제 가설대로 스케치업을 이용하여 웹툰의 배경을 만드는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주제였습니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웹툰에 있는 아래와 같은 배경 장면들을 만드는 것입니다.
2. 우선, 스케치업(Sketchup)으로 배경 공간이 될 곳을 3차원으로 모델링을 합니다.
3. 배경으로 사용할 곳과 적합한 View Angle을 선택합니다.
4. 스타일을 조정해서 다양한 이미지를 만듭니다.
5. 위와 같이 필요한 각각의 Scene (동일 View Point와 View Angle)을 만든 후에 이를 PNG 이미지로 Export시킴.
6.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 들을 포토샵으로 불러내어 각각 레이어로 만듦.
7. 아래 그림과 같이 필요한 부분 이미지 등을 뽑아서 저장
이를 웹툰을 그릴 때 불러 내어 인물 등을 그려서 웹툰을 완성해 감.
웹툰이 정확하게 어떤 프로세스로 작업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일관성이 있고 효율적인 배경 제작에 스케치업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영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비와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