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대표적인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로 PC용은 프리미어 프로 (Premire Pro), 스마트폰용으로는 키네마스터(Kinemaster)가 있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프리미어 프로가 대형 굴삭기라면 키네마스터는 미니 굴삭기 정도가 될 것입니다.

대형 굴삭기의 가공할 파워와 기능들을 고려하면 이것이 최고의 솔루션이겠지만, 집 앞의 도랑을 치울 정도의 간단한 작업이라면 대형 굴삭기보다는 미니 굴삭기가 적당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영상 편집할 일이라면 굳이 PC를 켜고 영상 소스를 옮겨야 하는 프리미어 프로보다는 이 키네마스터가 적당할 것입니다.

미니 굴삭기의 장점은 편의성과 낮은 가격입니다.

프리미어 프로의 연간 구독료는 277,200원입니다.  이에 반하여 키네마스터는 연간 구독료가 25,000원(할인 적용 시)이었습니다.  한달에 아메리카노 한 잔 값으로 가볍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금년 9월 1일부터 키네마스터 가격이 인상되었습니다.

단순 인상이 아니라 가격이 대대대~폭 인상되었습니다.

연간 구독료 25,000원을 기준으로 보면 무려 6배가 넘는 155,000원으로 올려 버렸습니다.

 

그래도 프리미어 프로에 비해 절반 가격이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두 프로그램의 사용층을 고려하면 염려되는 부분입니다. 프리미어 프로는 주로 상업용으로 사용합니다. 영상 편집 전문가, 즉 이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집단에서 많이 사용합니다.  그 정도 구독료를 내더라도 그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으니 받아들여지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키네마스터는 전문가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좀 애매합니다.

편집의 정교성이나 확장성에 있어서 상업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 지배력에서도 아도비, 프리미어 프로에 비해 많이 떨어지고요. 상업용의 경우에는 업계 스탠다드 여부가 중요합니다. 협업 등이 필요하므로 호환성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키네마스터는 대부분의 경우 캐주얼 유저들이 가볍게 사용합니다.  많은 경우 무료로 사용을 하다가 화면에 나오는 Kinemaster 워터마크가 눈에 거슬려 가볍게 (커피 한잔 값으로) 유료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가격을 올리면서 무료 사용을 차단하기 위해 워터마크 크기를 대폭 키웠습니다.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 줄여 버린 것이죠... 

 

왜 그랬을까요?

마케팅 수단 중에서 소비자 반응의 민감도가 가장 높은 것이 가격입니다.

가격을 이 정도로 대폭 올리는 것은 키네마스터에서도 모험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국내 코스닥 상장 기업이고 자산 가치가 1,200억원이 넘는 큰 기업이니...

 

그런데 왜 그랬을까요?  회사 내부 사정은 알 수 없겠지만 몇 개의 지표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갈 듯합니다.

매출이 2020년을 피크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영업이익도 계속 마이너스입니다.

이를 반영한 듯 주가도 2021년 3월을 기준으로 1/5 수준이 되어 버렸습니다. 경영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 분명합니다.

매출과 수익성을 올리는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에 대한 선택지가 지난 8월에 주주에게 보낸 주주 서한에 나타나 있습니다.

사실 시장에는 무료이거나 키네마스터보다 더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경쟁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VLLO, Capcut과 같이 앱들이 키네마스터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고 있음에도 키네마스터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이 영향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키네마스터가 선택한 해결책은 이들과 차별화를 위한 "비디오 템플릿(Video Template) "입니다.

 

20만개의 템플릿을 준비하기 위해서 100억을 투입할 것이라고 합니다.  

경영층에서는 충분한 검토를 하고 내린 결정이겠지만, 키네마스터 유저 입장에서 보면 상당한 리스크가 있는 결정으로 보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비디오 템플릿을 외주 제작해서 회사의 경비 부담을 키우는 것보다는 플랫폼화하는 것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여기서 일반 유저 간에 템플릿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거래 수수료를 수익화하는 방법이죠. 물론 여기에도 제가 알지 못하는 기술적인, 혹은 시장성의 문제점이 있을 것으로 짐작은 합니다.

 

암튼, 이번 키네마스터 가격 인상,,,

대단한 모험으로 보입니다만, 키네마스터를 좋아하는 유저 입장에서 꼭 성공의 소식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금년 4Q 실적과 주식 차트를 보면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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