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이틀 전인 11월 26일에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노후준비 진단과 거주지 선택조건"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201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번째 발간되는 리포트라고 합니다.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20~7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노후생활 준비, 노후 경제적 준비, 노후 거주지 선택 니즈, 부부가구의 노후 준비등을 진단하는 내용입니다.

 

상세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사이트의 리포트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KB경영연구소

 

www.kbfg.com

 

이 보고서가 발표되고 수많은 매체에서 인용보도를 했습니다. 

거의 대부분 부정적인 논조로 2개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첫 번째는 노후 적정생활비가 369만원인데 준비된 자금은 212만원으로 턱없이 부족

그리고, 두 번째는 5년 전 조사에서는 적정생활비가 263만원이었는데 올해는 369만원으로 대폭 인상

 

첫번째 문제는 우리가 비교적 잘 알고 있는 문제입니다.

제 블로그에서도 여러번 다루었습니다.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하는 우리 경제를 고려할 때,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해결책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각자도생을 해야 하는 슬픈 현실입니다. 

 

두번째 문제도 상당히 우려스러워 보입니다.

5년 만에 희망 적정생활비가 106만원, 28.7%나 증가했습니다.

 

왜 이렇게 많이 증가했을까요?

가장 큰 요인은 지난 5년간의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지난 5년간의 인플레이션을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유동성 증가로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지난 5년간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 값이 10.3%였습니다. (인플레이션 수치는 국민연금에서 매년 물가상승분을 보상하기 위해 발표하는 물가상승률 데이터를 참고함)

 

5년간 10.3%면 그동안의 저물가 국면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값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에서 적정생활비가 28.7%나 상승한 것을 모두 설명해주지는 못할 듯합니다. 즉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적정생활비의 기댓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무슨 이유일까요?

제 생각에는 심리적인 영향이 컸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작년과 금년의 물가 상승률이 예외적이라 할 만큼 높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체감도가 높은 최근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더 큰 영향을 줘서 설문조사에 반영되었을 거라고 짐작해 봅니다.

 

그리고, 노후의 삶에 질에 대한 기댓값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은퇴를 하게 되면 많은 것을 체념하고 포기하는 문화였다면 이제는 은퇴를 그동안 짊어왔던 삶의 무게에서 벗어나 인생의 황금기를 즐기는 기간으로 보는 인식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이 은퇴 후에 정기적으로 해외여행을 가거나 골프와 같은 사치스러운 취미를 즐기는 경우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문화와 인식의 변화로 은퇴 후의 적정 생활비에 대한 기댓값이 점점 증가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질 인플레이션과 심리적 문화적 인플레이션이 더해지면서 노후 적정 생활비는 앞으로도 계속 우상향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조사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우리는 낙담하고 좌절해야만 하는 걸까요?

 

결국은 나의 중심을 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높은 노후준비 목표값으로 삶이 피폐해지고 의욕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기준으로 삼는 노후생활의 수준을 명확히 하고 여기에 실질적인 인플레이션 정도만 고려하여 차근차근히 노후준비를 해가면서 현재의 삶에 충실한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부터 KB보고서를 주제로 글을 쓰고 싶었는데, 오늘따라 바이오리듬이 나쁜 날인지 집중도 되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좀 힘든 하루였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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