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성경 1독을 마친 기념으로 맛있는 식사를 하기로 하고 선택한 식당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있는 대만식당, 딘타이펑(Din Tai Feng)이었습니다.
딘타이펑은 저희 부부에게는 나름 추억이 있는 식당입니다.
약 10년 전 대만 주재원 시절에 집 가까이에 딘타이펑이 있어서 특별한 날 고급 음식을 먹고 싶을 때 가끔 들렀던 식당입니다.
딘타이펑은 대만을 대표하는 음식점이죠.
1958년에 창업을 했으니 창연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음식점 가운데 유독 딘타이펑이 세계적인 명성을 갖게 된 것은 1993년 뉴욕타임즈에 세계 10대 음식점 (Top-notch tables)으로 선정된 때부터 일 것입니다.
지금도 딘타이펑 홈페이지에 뉴욕타임즈 기사가 자랑스럽게 링크되어 있더군요.
창업주가 20살에 단돈 20달러를 쥐고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이주해서 차린 이 음식점이 이제 전 세계 13개국에 170개가 넘는 분점이 있는 글로벌 레스토랑으로 성장했습니다.
대만은 IT 중심국가입니다. 글로벌 IT기업의 구매본부가 거의 대부분 대만에 있기 때문에 국내 대기업 수뇌부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입니다. 그 가운데 이름을 대면 알만한 모기업 CEO는 딘타이펑의 광팬에 가까웠습니다.
음식이 맛있어라기 보다는 딘타이펑의 고객 우선 주의 문화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사실 대만에 있는 딘타이펑에 가보면 종업원들이 두 눈에 불을 켜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 혹시 불편하는 것은 없는지 찾고 있는 듯한 모습을 자주 목격합니다. 이런 모습에 그 CEO는 큰 충격을 받았나 봅니다.
그래서, 회사 모임에서도 자주 딘타이펑을 언급하고 가서 보고 배우라는 말씀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회사 방송팀이 와서 딘타이펑을 취재해 가고,,,
임원들은 대만 출장 때마다 딘타이펑은 필수코스가 되어 버렸습니다. 출장보고시 CEO에게 "딘타이펑 가봤어?"라는 질문을 상습적으로 받다보니^^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만 주재원들이 곤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출장 오는 임원들을 모두 딘타이펑으로 모셔야 하는데 딘타이펑은 예약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딘타이펑은 인기가 많은 식당이기 때문에 식사 시간에는 긴 줄을 서야 했으므로 임원의 식사 시간에 맞추려면 미리 가서 줄을 서야 하는 불편이 생긴 것입니다... 바쁜 주재원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되었던 것입니다.
결국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이 회사는 딘타이펑에서 유일하게 예약이 가능한 회사가 되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벌써 10년 전의 이야기이니 지금은 믿거나 말거나...입니다..ㅋㅋ
성경 1독을 기념해서 들린 식당이었지만, 저희 부부는 간단히 저희들이 먹고 싶은 메뉴 몇 개만 시켜서 먹었습니다.
1) 스완라탕
우리말 메뉴는 "산라탕"입니다. 저희들이 이번에 디타이펑으로 오게 했던 결정적인 음식입니다.
이상하게 저희 부부는 찬바람이 불면 스완라탕이 생각납니다. 날씨가 쌀쌀해 지면 제가 "스완라탕이 먹고 싶네"라고 중국어로 이야기하면, 아내도 당연히 "나도..."라고 중국어로 대답합니다. ^^ 대만도 겨울에는 살짝 추운데 그때 이 음식으로 몸을 덥혔던 것을 몸이 기억하나 봅니다.
2) 샤오룡 바오
오늘날 딘타이펑의 명성이 있게 해 준 메뉴입니다.
만두 안에서 나오는 육수를 먼저 마시듯 들이킨 다음에 길고 가늘게 썬 생강과 함께 먹으면 됩니다.
3) 새우 볶음면과 계란볶음밥, 해물 굴소스
면을 좋아하는 아내는 새우 볶음면, 저는 계란볶음밥을 선택했습니다.
해물 굴소스를 별도로 시켜서 볶음밥에 비벼 먹으면 환상의 궁합입니다. ^^
4) 멘보샤
디저트는 간단히 멘보샤로... 영등포점에서 진행되는 이벤트입니다. CGV 영화티켓을 제시하면 멘보샤 2개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저희들은 이 이벤트를 알고 먼저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를 보고 식사하러 갔답니다.^^
겉바속촉,,, 멘보샤,,, 공짜라서 특별히 더 맛있었는 듯...
옛날 추억을 되씹으면서 즐겁게 지낸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세계 10대 레스토랑, 딘타이펑에 한번 들러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