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에 런칭한 제품이 한 가지 있다.
반년이 지났음에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주로 온라인이지만 비용도 제법 많이 지출하면서 마케팅 활동을 했음에도 말이다.
앞으로 어떤 변곡점을 그릴지 두고 봐야겠지만 답답한 마음에 구글에서 이곳저곳 들러 보다가 꽂히는 내용이 있어서 한번 정리해 보다.
제품의 종류를 "고관여 제품"과 "저관여 제품"으로 제품을 나누는 방법이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관여도(involvement)' 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우리들은 자동차, 부동산 등의 고가의 물건을 구입할 경우는 신중하게 이것저것 따져보지만, 껌이나 비누 등 간단한 물건을 살 때는 그냥 아무거나 사는 경향이 있다. 이런 소비 선택이 달라지는 것은 '관여도(involvement)' 때문이다.
이 '관여도(involvement)'는 좀 어렵게 표현하면, "주어진 상황에서 특정 대상에 대한 개인의 관련성 지각도(perceived personal relevance)"라고 학자들은 정의한다.
의사 결정을 하는 개인과의 관련성이 크다고 느끼면 고관여(high involvement), 낮다고 느끼면 저관여(low involvement)라고 구분한다. 물론 높고 낮다는 것을 칼로 베듯이 명확히는 구분할 수 없지만 편의상 구분을 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관여도는 구매자 개인, 제품, 그리고 상황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진다.
포인트는 관여도 수준에 따라 구매의사 결정 과정이 아래와 같이 달라진다, 간단히 말해서 고관여일수록 구매 결과가 자신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므로 (구매 리스크가 크므로)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평범한 사실이다.
고관여 : 욕구(문제) 인식 ⇒ 정보 탐색 ⇒ 대안 평가 ⇒ 구매 ⇒ 구매 후 행동
저관여 : 욕구(문제)인식 ⇒ 정보 탐색 ⇒ 구매 ⇒ 구매 후 행동
구분 |
고관여 |
저관여 |
정보 탐색 |
능동적 제품 및 상표 정보 탐색 |
제한적 제품 및 상표의 정보 탐색 |
정보 처리 과정 |
정보처리과정을 제대로 수행 |
일부 과정을 생략하기도 함 |
인지적 반응 |
불일치 정보에 대한 저항, 반박이 생김 |
불일치 정보도 수동적이지만 수용 |
태도 변화 |
태도 변화가 잘 안 됨. |
태도 변화 잘 됨(빈번하게 변화) |
메시지 반복 |
메시지 수보다 내용이 중요 |
빈번한 반복에 의해 설득이 가능함 |
인지 부조화 |
빈번하며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 |
미미한 수준으로 잘 발생 안됨 |
기타 |
브랜드 선호도 높아 상표 애호 구매함 |
브랜드 선호도 낮아 습관적 구매 |
이상은 마케팅 기초에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그러다가 한사이트에서 관여도와 구매형태를 매트릭스로 만든 것이 눈에 띄었다.
카테고리 |
특징 |
고관여 제품 - 이성적 구매 |
구매를 할 때 많이 따져보고 산다는 뜻이다. 즉 많이 비싸거나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거다. 이런 제품들은 남들이 사용하는 걸보고 구매한다. 이 시장은 격차가 나지 않는 동안은 엎치락뒤치락한다. 하지만, 1위가 굳어지면 2,3위는 의미가 없는 시장이다. 니치마켓을 공략해야만 사용자가 발생한다. |
고관여 제품 - 감성적 구매 |
보석은 기능성이 중요한 게 아니다. 소비자 취향 따라 시장이 세분화된다. 자기 색깔만 잘 가지고 있으면 1위가 독식하는 시장은 아니다. |
저관여 제품 - 이성적 구매 |
따져보고 사긴 하지만, 많이 따지진 않는다. 이 영역의 특징은 소비자들이 이것저것 사본다는 거다. 자기한테 맞는 제품들엔 충성도가 높지만, 잘 맞지 않을 땐 금방 다른 제품으로 갈아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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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관여 제품 - 감성적 구매 |
담배, 술, 사탕.. 분명한 기호가 있지만, 다른 걸 쓴다 해도 굳이 아쉽지 않은 제품들이다.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면, '한번 써볼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가격이 싸서 굳이 따지지 않고 사서 쓴다. 이 시장은 소비자가 쉽게 집어가는 곳에 제품을 위치시키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광고비를 써서 메인 화면에 노출시킨다. |
생각해 보면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제품은 굳이 분류하자면 "저관여 제품-이성적 구매"의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영역에서 마케터를 헷갈리게 하는 부분이 "자기한테 맞는 제품들엔 충성도가 높지만 잘 맞지 않을 땐 금방 다른 제품으로 갈아탄다."는 것이다. 이율배반적인 특성이 있다.
앞부분을 강조하다 보면 마케팅을 "고관여 제품-감성적 구매"에 가깝게 진행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카테고리의 고객들의 충성도는 쉽게 바뀌는 충성도이므로 사실상 충성도라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다.
물론 어느 카테고리에서나 사업적으로 성공한 제품이 있다.
"저관여 제품-이성적 구매" 영역에서도 그렇다. 이 영역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해서 성공한 제품이 있다. 그러나 아주 희소하다. 이들은 매출보다는 마진으로 성과를 창출한다고 볼 수 있다. 레드오션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점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후발 진입자 입장에서는 이 영역에서 희소한 프리미엄 사업자와 같은 마케팅 전략은 2중의 어려움이 있다. 카테고리 영역의 전반적인 마케팅 방향과 맞지 않는 부분과 이미 선점한 경쟁자와 싸워야 하는,,, 이 부분이 현실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