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나이가 들면 당연히 신체 기능이 노화되지요.

제 경우도 노화 관련 가장 먼저 찾아온 현상이 노안(老眼)이었습니다. 지금은 돋보기가 없으면 책을 거의 읽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네요...ㅠㅠ

 

그 다음으로 찾아온 현상이 비뇨기 관련된 것으로 소변 장애입니다.

소변을 자주 보러 가고,,, 마려워 화장실을 찾아도 바로 방뇨가 되지 않고 좀 기다려야 되고,,, 오줌 줄기도 가늘어지고,,, 밤에 자다가 꼭 한 번씩 깨서 화장실엘 가고... 이런 증상입니다. (그렇다고 성기능 관련해서 문제가 온 건 아닙니다... 이 부분은 아직 30대처럼 건재합니다..^^)

 

위와 같은 배뇨 장애 현상을 일으키는 병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더니, 전립선 암, 전립선 비대증, 과민성 방광 등인데 소개되는 증상이 거의 유사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노화현상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냥 방치하기에는 찜찜해서 마음먹고 시내의 비뇨기과를 찾았습니다.

 

지금부터는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1인칭 주인공 시점 (Participant first-person)에서 한번 적어 봅니다.

 


대부분의 병원이 오후 2시부터 오후 진찰을 시작한다.

시간에 맞추어 병원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이미 대기실에는 꽤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4개 진료실의 진료 순번을 알리는 LED 안내판은 벌써 부산하게 작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접수대에 앉은 무표정한 간호사는 사무적으로 처음왔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기입하라며 종이 시트를 내민다.

긴 주소를 쓰는 것이 귀찮아 주소는 쓰지 않고 내밀며 괜찮냐고 물었더니 간호사 역시 대답하기 귀찮다는 듯 그냥 받아 들고 대기번호표로 교환해 주었다. 

 

내 앞에 10명은 대기하고 있는 듯하다...피부과와 비뇨기과를 같이 진료하고 있는 병원이어서 그런지 젊은 친구들과 나이 드신 분들이 반반이다.... 한참 기다렸더니 드디어 딩동 알람 소리와 함께 내 번호가 떴다. 에어팟을 귀에서 뽑아 에코백에 넣고 진료실로 들어갔다. 제2진료실,,, 내 또래의 검은 얼굴의 의사가 접수대의 간호사처럼 무표정하게 모니터를 바라보며 왜 왔냐고 기계적으로 질문을 건넨다... 대충 증상을 이야기했다. 

 

흔한 일인 듯 '전립선 종합검사'라고 씌여진 시트를 꺼내 보이며 검사비가 10만원 내외가 든다며 해 보겠냐고 물어왔다.

"당연한 걸 왜 묻지",,, 속으로 삼키며 검사료는 실손보험으로 처리되냐고 물었더니, "그렇지 않겠냐"며 성의없는 대답을 하며 나가서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000님"

 

병원 가운을 입은 젊고 씩씩해 보이는 남자가 내 이름을 부르며 따라오라고 한다. 방사선 실이다.

팬티만 입고 누으라고 했다. 복부 X-Ray 촬영으로 신장, 방광, 요관을 촬영이다. 촬영은 금세 끝났고 다시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X-Ray를 한방 맞은 몸은 웬지 개운해졌다.

 

"000님"

 

이번에는 초음파 검사다. 침대 하나에 초음파 장비만 있는 작은 방으로 안내되었다.  직장 다닐 때 매년 해왔던 초음파 검사,,, 이번에는 복부 쪽만 주로  훝는다...전립선, 신장, 방광을 주로 검사한다고 한다.

바로 누워라, 오른쪽으로 돌아 누워라, 왼쪽으로 돌아 누워라, 숨을 깊게 들어마셨다 멈춰라... X-Ray로 세척한 내 몸에 초음파가 들어오는 것을 느껴보려고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이며 검사원의 지시에 따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경직장 전립선 초음파 검사라는 것이었다. 초음파 장비를 항문으로 넣어서 검사를 하니,,,, 이게 기분이 지랄 같은 검사다... 참으야지 우짜겠는가?... 나이가 듣다는 것은 전에 겪어 보지 못한 기쁜 나쁜 일을 겪어간다 것과 동의어 일 것이다.

 

생각해보면 정기 건강 검진 때 받는 대장 내시경 검사와 거의 같은 메커니즘일 텐데,,, 그때는 수면 상태였고 지금은 깨어 있는 차이... 의식으로 기분 나쁜 일을 감내하는 것과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그런 일을 당하는 것,,, 어느 쪽이 더 인간 다운 걸까....뭐,,그런 생각들을 하는 사이 검사는 다행히 금방 끝났다...

 

"000님"

 

또 이름이 호명되었다. 간호사 아가씨가 소변 컵을 내밀며 소변을 담으라고 전용 화장실로 안내를 했다... 그리고 잔뇨량 검사를 한다며 다시 초음파실로... 다시 초음파 기기를 복부에 문지르고... 나왔다.

 

"000님"

 

근래에 가장 이름이 많이 불리는 날이다... 왜 불러???  돌아서서 가는 사람을 왜 불러 ???  이 노래가 유행할 때가 중학생 시절이었을게다... 그때 송창식 노래가 참 좋았는데........ 마지막으로 혈액 검사다... 오른팔을 내밀었다... 노련한 간호사는 어렵사리 혈관을 찾아 주사기를 깊숙이 찔러 넣었다. 내 피의 일부가 어디로 빠져나가는 걸 느끼며 이를 외면하기 위해 벽에 붙은 그림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렇게 전립선 종합검사라고 이름 붙여진 검사가 모두 끝났다.

대충 한 시간 정도 걸린 듯하다.

 


"000님"

 

다시 이름이 불리고, 제2진료실로 들어오라고 한다.

정기 검진 때 받아 들었던 것과 비슷한 모양의 비닐 파일을 꺼내 보이며 검은 얼굴의 의사가 설명을 시작했다. 

X-Ray, 초음파, 소변 검사에서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단다. 

 

전립선 비대증을 의심했는데  내 전립선은 21g이란다. 우리나라 50대의 평균 크기가 25.2g이니 오히려 평균보다 적은 크기란다.  60대는 평균 크기가 28g...  그렇지 내 전립선은 아직 건강한 거지... 오늘 고생해서 확인한 성과다...^^

 

그런데,,, 그럼 내가 그동안 느낀 문제는?

의사의 진단은 "과민성 방광"이라고 했다. 방광이 민감해서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느끼게 되는 흔한 질병이란다... 1주일치 약을 처방을 해 줄 테니 하루에 한 번씩 자기 전에 먹으라고 했다... 그리고 1주일 후에 나와서 혈액 검사 결과 확인하고...

 

 


■ 오늘 진료비 

1. 전립선 종합 검사비 : 101,700원

2. 약값 : 4,200원

모두 105,900원 들었습니다. 실손보험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진료 계산서를 챙겼습니다.

저와 같은 비슷한 증상이 있으신 은퇴 생활자님, 망설이지 말고 1시간 정도 고생한다는 생각으로 비뇨기과 들러서 전립선 종합 검진 한번 받아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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