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아내와 같이 서울 한남동으로 한나절 데이트를 나섰다가 발견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혜택 : 듣고 싶은 LP판을 3장 골라서 무료로 30분간 들을 수 있음
2) 대상 : 현대카드 회원 본인 및 동반 2인 입장 가능
3) 운영 시간 : 화~토요일 12~21시, 일요일과 공휴일은 12~18시 운영
위의 장소는 6호선 한강진역에서 약 400미터,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입니다.
(네이버 지도에서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를 검색하면 됨)
현대카드는 다른 카드사에는 없는 독특한 문화경영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라이브러리(Library)라는 문화 공간인데 디자인 라이브러리 (종로 북촌), 뮤직 라이브러리 (용산 이태원), 쿠킹 라이브러리 (강남 압구정동) , 아트 라이브러리(용산 이태원), 이렇게 4개의 라이브러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각각을 둘러봐도 재미있을 것 같음^^)
이중에서 뮤직 라이브러리(Music Library)는 장르별로 선별한 1만여 장의 LP판과 전 세계에서 수집한 희귀 음반, 그리고 미국의 유명한 음악 전문 잡지인 롤링 스톤(Rolling Stone)을 창간호부터 최신호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서 이들을 감상하거나 열람할 수 있답니다..
뮤직 라이브러리에 들어가기 전에 한국 건축가협회상 본상(2016년)을 수상한 건물을 먼저 감상해 보길 추천합니다.
뮤직 라이브러리는 이태원로 대로변에 세워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로변에 있는 건물들은 대로를 따라 차단벽과 같은 형태로 길게 늘어서 있지요. 공간을 단절시키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뮤직 라이브러리는 이 차단벽에 큰 구멍을 만드는 것으로 단절을 붕괴시키고 소통과 통로의 기능을 부여했습니다.
뮤직 라이브러리가 들어선 이태원로는 지형적으로 남산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서면 개방감 넘치는 서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더군요. 지형적 특성을 잘 활용한 건축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건물 외벽에 채색된 미국의 젊은 여성 사진작가 알렉스 프레거(Alex Prager)의 벽화도 볼만합니다.
이 건물의 1층에는 조그만 카페와 접수창구(Reception)가 있고, 2층이 뮤직 라이브러리입니다.
접수창구에서 현대카드를 보여준 후에 소지품을 모두 맡기면 사원증 같은 입장 카드를 주는데 이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저희들이 찾은 평일 오후에는 바로 입장이 가능했는데 아마 주말에는 대기 시간이 꽤 길 것으로 예상되더군요.
도서관 이용하듯이 검색대(태블릿 PC)에서 원하는 LP판의 위치를 확인한 다음에, 1인당 3개의 LP판을 골라 안내 데스크로 가지고 가면 이용할 수 있는 LP 플레이어를 지정해 줍니다. 1인당 30분간 이용할 수 있답니다.
전체 공간은 기대보다는 좀 협소했습니다.
LP 감상대도 직렬로 나란히 배치되어 있어 안락한 느낌은 부족합니다. 하지만 30분 정도 음악을 감상하고 나오기에는 크게 아쉬운 부분이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저희들은 영화 미션 (Mission)의 OST 음반을 같이 들었는데, 특히 가브리엘의 오보에 (Gabriel's Oboe)는 감동적이었습니다.
LP판에서는 '바늘이 튄다'라고 표현하는 독특한 표면 노이즈(Vinyl Statci Noise)가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모닥불이 탈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하더군요.
캠핑할 때 불멍의 감성...이 아날로그의 감성이 우리 은퇴세대에게는 늘 그리운 향수이겠지요.
이런 향수가 그리울 때 한남동 뮤직 라이브러리에 한번 들려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