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특별히 일정이 없는 날입니다.
은퇴 생활자에게도 이런저런 스케줄들이 제법 있어 오늘처럼 특별한 일정이 없이 완전히 프리한 날은 한 달에 오육일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러니만치 소중하게 다뤄야 할 하루지요.^^
9시 경에 일어나서 블로그 글을 하나 작성을 하고 나니 갑자기 자전거 라이딩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일기예보를 찾아보니 비가 올 확율이 약 40% 정도,,,, 도전해 볼 만한 날이었습니다.
시간이 될 만한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 봤는데 아쉽게도 모두 오후에 일정이 있다는 회신이 왔습니다.
포기하기는 아쉬워 나홀로 라이딩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얼른 옷을 차려입고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채우고 출발했습니다.
그냥 가면 재미가 없으니까 자주 듣는 라이오 프로그램에 한강 라이딩 소식을 알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수 이수영 씨의 음성으로 응원의 멘트와 신나는 2곡의 응원가가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옵니다.^^
안양천은 비교적 한산했고 잔뜩 흐린 하늘이어서 자전거 타기에는 최적의 날씨였습니다.
집에서 한강 안양천 합수부까지는 준비 시간 포함해서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입니다.
오늘도 평속 23.5km/h로 딱 1시간이 걸렸네요.
안양천 합수부에 도착해서 사진 몇 장 찍고 물 한 모금 마시고 양화대교 아래에 있는 편의점으로 이동합니다.
편의점으로 가는 이유는 한강 라이딩의 꽃인 한강 라면을 먹기 위함이죠.^^
한강 라면은 값이 4,000원, 여기에 계란 하나와 비비고 김치를 추가하면 6,600원, 라면치고는 좀 비싼 편인가요.
그래도 자전거 라이딩 후에 즉석에서 이렇게 끓여 먹는 이 한강라면은 맛이 최고랍니다.
많은 분들이 이 맛에 한강 라이딩을 오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도 예외가 아니죠.^^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커피 한잔을 마시며 오후의 한강을 바라보며 멍 때리는 시간을 갖습니다.
멀리 보이는 강태공의 한적한 오후에 마음도 편안해집니다.
이렇게 한 시간 정도 보내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더군요.
빗줄기들이 마치 잔 펀치처럼 얼굴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비를 맞으니 이상하게 기운이 쏟고 전투력이 상승하는 느낌입니다.
빗길에 약간은 위험하기는 해도 이런 기분이 참 좋습니다. 뭔가 젊어지는 기분, 몸속에서 잃어버렸던 아드레날린이 쏟아나고 야성의 그 무엇이 느껴지는 느낌입니다.
영화 록키의 주제가 "Eye of the tiger"를 크게 틀어 놓고 냅다 달렸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