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잡학]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단상
최근에 옛 직장 후배를 만났습니다.
이 친구는 명예퇴직으로 회사를 그만둔 지 1년 정도 되었는데 최근에 중견기업의 연구소장으로 재취업을 했다고 해서 축하할 겸해서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종업원이 200명이 좀 안되고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회사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회사에서 차량을 제공받았는데 제니시스 G90라고 하더군요.
이 대목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G90은 국산차량 가운데서는 가장 비싼 차종으로 대기업의 경우에도 CEO급에게나 제공되는 차입니다.
최근 중소, 혹은 중견 기업에서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 상당히 좋은 옵션을 제공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친구가 여기에 해당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후배가 재취업을 했다고 해서 축하하는 마음은 들었지만 부러운 마음은 없었는데,,, G90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잠시 부러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곧바로 평정심을 찾았지만...ㅎㅎ
최근 정부에서 고가 법인차량을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해서 차량가격이 8,000만 원 이상이 차량 (국산 차량 가운데서는 G90이 유일하게 해당)에 대해서 내년 1월 1일부터 법인차 전용의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했습니다.
내년부터 새로 등록하는 차량에만 적용하고 소급적용은 하지 않는다고 하니 이 친구 차량에는 적용되지 않겠네요...
그런데, 갑자기 궁급해졌습니다.
도대체 얼마 정도의 금전적인 효과가 있길래 일부 부자들이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차량을 법인차로 등록해서 사용하는 걸까? 심지어 가족들 차량까지....
위에서 소개한 후배의 케이스를 기준으로 개인, 회사, 국가로 구분해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1) 개인
만일 후배가 개인적으로 G90을 구입했다면 (제가 아는 자연인 후배는 그 정도의 재력은 안 돼 보이지만..^^) ?
차량 가격 1억 원과 연간 유지비로 500만 원 정도 (보험료 포함)가 든다고 계산해 보면, 차량 감가상각을 연 1,000만으로 계산하면 5년간 7천500만 원의 비용이 개인적으로 들어간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차량 구입비시 내어야 할 세금을 대충 계산해 보니 아래와 같습니다.
그리고, 연간 자동차세가 3.5L 기준 910,000원/연으로 5년간 450만 원 정도 계산됩니다.
세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금액이 5년간 3,200만 원 가까이 되네요.
2) 회사
회사에서 법인차량으로 이 차를 구입해서 후배에게 제공했으므로, 구입비와 유지비가 모두 회사에서 부담해야 합니다. 경비로 정리했으므로 결국 회사의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후배에게 차를 사주고 유지비를 제공한 것이 되는 셈입니다.
후배는 열심히 일해서 몇 배의 부가가치를 만들어서 주주와 직원들에게 보답을 해야겠죠.
세금관련해서는 절세혜택이 있습니다. 법인 차량에 대해서는 구매비용과 유지비용 합해 1년에 1,500만 원까지 비용 처리가 가능합니다. (운행기록부를 작성하면 초과 인정도 가능)
5년이면 7,500만 원 비용처리가 가능하네요.
후배 회사의 매출 규모를 봤을 때 법인 세율이 24.1% 정도이므로 절세 효과를 대충 계산해 보면, 18,150,000원 정도가 나옵니다.
3) 국가
후배가 법인차를 받게 됨으로써 개인차를 구입하는 것을 미루었다면 국가 입장에서는 받아야 할 세금을 받지 못하는 것과
회사 법인 차량에 제공되는 감세 부분의 이중 결손이 생기게 되네요.
개인이 내었어야 할 세금이 5년간 3,200만 원, 그리고 법인차에게 제공되는 세제혜택이 5년간 약 1,800만 원,,, 합해서 약 5,000만 원의 세금을 덜 걷게 되는 것이 되네요... 결국 이 금액은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메꾸어야 되겠죠..ㅎㅎ
그러므로, 연두색 번호판을 타시는 분들은 국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너무 나갔나요???? ㅋㅋ
아무튼, 늦은 나이에 재취업에 성공해서 새롭게 도약하는 후배에게 행운이 늘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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