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얼마 전에 제가 가끔씩 들리는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글입니다.

 

닭과 돼지가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닭이 말한다.

"안녕 돼지야. 우리 같이 식당을 열면 어떨까 하는데."

돼지가 대답한다.

"음, 잘 모르겠는데 식당 이름을 뭐라 할 건데?"

닭이 대답한다.

"햄 앤 에그 (Ham and Egg) 어때?"

돼지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한다.

"고맙지만 사양할래"

난, 나를 갈아 넣어야 하는데 넌 참여만 하는 거잖아."

Adobe Fireflyy로 그린 삽화

 

요점은 햄과 달걀로 요리를 만들면, 닭은 아침에 낳은 달걀만 제공하면 되지만,  돼지는 햄을 만들기 위해 자신을 갈아 넣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은퇴 자산 운영에 비유해 보면 이런 이야기가 되겠지요.

최고의 은퇴 자산 준비는 닭과 같은 형태일 것입니다.

자신의 은퇴 자산이 충분해서 여기서 나오는 금융소득 (달걀)으로 은퇴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으면 이 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이와 같은 넉넉한 은퇴 자산을 마련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은 돼지의 햄과 같은 형태로 은퇴 자산을 운용을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은퇴 자산에서 발생하는 금융소득과 은퇴 자산의 일부를 같이 인출해서 생활비로 사용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돼지표 연금족은 저희 같은 대부분의 서민들이해당되는 케이스이고,  은퇴 후 전 생애에 걸쳐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노출된 케이스가 될 것입니다.

 

이 경우에 2가지 리스크에 노출이 되는데

첫째는, 인플레이션 리스크 (Inflation Risk)입니다. 

물가상승률이 금융소득에서 발생하는 수익보다 높게 되면 실질 구매력이 낮아져서 장기적으로 보면 상당한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리스크는 "시퀀스 리스크 (Sequence Risk)"입니다.

은퇴 자산의 투자 리스크에 대한 부분입니다. 은퇴 자산의 투자 수익률이 급속히 낮아지게 되면 은퇴자산 자체가 줄어드는 위험에 처하게 되며 발생하게 되는 리스크입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걱정이 되어 공격적인 투자를 하게 되면 시퀀스 리스크의 위험에 빠질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은퇴 자산의 운영에 있어서 곳곳에 지뢰밭이 도사리고 있는 것입니다.

 

은퇴 자산의 잠재 리스크에 대응하는 방법

이런 잠재적인 리스크는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덩달아 은퇴 이후의 삶도 불편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이 불안을 그냥 둘 것이 아니라 정말 어느 정도 리스크가 있는지 엑셀(Excel)로 그 수치를 확인해 보고, 자신이 대처할 수 있는 선택을 명확히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즉, 불안 요인을 구체화시켜 본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엑셀로 은퇴 자산의 큰 요소들을 아래표와 같이 정리했습니다.

정리하다 보니 의외로 요소들은 단순합니다. 현재 금융자산, 예상 연금수령액, 월 (목표) 생활비, 예상 투자 수익률, 그리고 장기 물가상승률,,  (장기 물가상승률은 상수화 하기 위해서 과거 10년치의 평균값을 적용)

 

이 표에서 정해져 있는 상수값은 현재 금융자산, 연금 예상수령액, 물가상승률입니다.

그리고 변수는 월 (목표) 생활비와 예상 투자 수익률입니다.

이 변숫값들을 변경해 가면서 향후 30년 이후의 내 은퇴자산의 추이를 그래프로 그려봅니다. 일종의 간단한 시뮬레이션이 되겠네요.

 

제가 그려본 그래프들입니다.

 

1) Worse Case : 은퇴자산이 20년 이후에 고갈되는 경우

 

 

2) Better Case : 은퇴 자산이 30년 정도까지 유지되는 경우

 

 

3) Best Case : 은퇴 자산이 30년 이후에도 2/3정도 유지되는 경우

 

은퇴 자산이 Better와 Best 사이에 있으면  이상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레퍼런스 값은 월 (목표) 생활비와 투자수익률 값입니다.

이 두 개 값들이 본인이 생각하기에 감내할 수 있는 생활비 수준이고 무리 없이 달성할 수 있는 투자 수익률이라고 한다면 은퇴 자산의 리스크가 크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른 수익원을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주택연금에 가입하거나, 혹은 은퇴자에게 부담없는 작은 일자리를 찾아보는 방법 등이 있겠네요.

 

다행히 저는 Better와 Best 사이에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참고로 위의 3개 그래프에서 80세에 은퇴자산에 변곡점이 보이는 것은 생활비 목표액을 80세 이후에는 그전 생활비의 80%로 세팅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모든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막연히 잠재 리스크에 불안해하는 것보다는 리스크 유발 요소들을 구체화해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제 이야기의 포인트입니다.

 

혹시 은퇴자금에 대해서 불안감을 느낀다면 엑셀(Excel)을 열어 한번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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