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족 단톡방의 흔한 모습입니다.
저 : 다음주 화요일은 엄마생일....식사는 집에서 아빠가 준비
일단, 스키야키, 까르보나라 파스타를 생각하고 있는데 메뉴 추천 바람.
작은아들 : 샐러드 하나 할까?
저 : 오,,, 굿 아이디어
작은아들 : 엄마가 뭐 좋아하는지 물어보자.
저 : 그렇지,,,, 주인공의 생각을 들어봐야겠지.
와이프 : 지금 의왕 지남
시간이 많은 저는 이렇게 가끔 집안행사에 이벤트 플래너 (Event Planner)가 되곤 합니다.
와이프는 동문서답,,,카톡에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맙니다... 하지만 이쁘니까 모든게 용서됨^^
첫째 아들은 바쁜 업무시간에 카톡을 봐 준 것만으로도 감사... 그리고 가끔 신용카드를 꺼내는 걸로 자신의 역할을 다함.
둘째 아들은 역시 다정다감합니다. 늘 일착으로 카톡 회신을 합니다..
이렇게 공감 능력도 뛰어나고 싹싹하고 게다가 잘 생기기까지 했는데,,, 왜 여자친구가 없는지 미스테리입니다.
은퇴 후 가정 내에서 새로운 역할을 찾고 가족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은퇴 이후 우리 가족의 이벤트 플래너 (Event Planner)이자 분위기 메이커(Mood Maker)가 되었습니다. 이는 가족관계에서 소외받지 않고 제 역할을 다시 찾기 위한 저의 의도적인 노력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은퇴 후 자연스럽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대부분의 은퇴자들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런데,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역설적으로 관계에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삼식이", "남편세끼", "젖은 낙엽" 같은 농담은 은퇴 후 가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반영하는 표현들입니다. 수십 년간 가장으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다 은퇴한 남편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있겠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은퇴 이후 의도적으로 아이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농담을 건네며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아이들도 마음을 열고 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제는 일주일에 2~3일은 온 가족이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식사 후 설거지는 자연스럽게 두 아이가 교대로 합니다. 이전에는 식사 후 바로 방으로 들어가던 아이들이 이제는 거실에 앉아 축구, 야구 이야기를 하고, 가끔은 재미있는 쇼츠 영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억울함이나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기대하기보다는 은퇴의 여유로움을 가족과 즐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간섭이나 잔소리로 들릴 만한 행동은 삼가며 경계선을 지키는 요령도 필요합니다.
가끔 저녁 산책을 하다 보면 제 또래의 남성들이 반려견을 안고 산책하는 모습을 봅니다. 물론 집에서 마음둘 데가 없어서 반려견과 산책을 나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혹시나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은퇴 후 가정 내에서 새로운 역할을 찾고, 가족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대한 인정과 적응이 필요합니다. 가끔 가족들을 위해 요리를 하고, 주방에 설거지가 쌓여 있으면 솔선해서 처리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가족 단톡방에 이벤트를 제안하고, 아내와 아이들의 제안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 관리를 통해 가족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