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피렌체 여행 3일째, 시에나(Siena)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탈리아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광대하게 펼쳐진 완만한 언덕 위의 포도밭과 올리브 나무,, 그리고 가끔 보이는 길을 따라 줄지언 선 사이프러스 나무들... 아름다운 토스카나 지역의 모습입니다.

 

이 토스카나 지역을 대표하는 3개의 도시로 피렌체, 시에나, 그리고 피사가 있습니다.

중세 암흑기에서 르네상스를 태동시키고 번영시킨 대표적인 도시들입니다.

 

1300년 경 해안에 인접한 피사가 최초로 번창했고 그 다음에 시에나, 그리고 이들과 경쟁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한 피렌체가 이 지역의 맹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에 피렌체를 방문한 김에 이들 도시들도 같이 방문하고 싶었고, 제일 먼저 일정을 잡은 곳이 시에나(Siena)였습니다.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 올라온 시에나와 관련된 정보들을 찾아보니, 두오모 성당과 캄포 광장 정도가 소개되었고, 그저 그런 곳 정도로 평가되고 있어 저희 부부도 큰 기대는 갖지 않고 이 지역으로 향했습니다.

 


 

구글맵으로 시에나(Siena)까지 경로를 검색해 보니,  저희 숙소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버스 정류소가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구글맵에 나온 버스 출발시간 보다 약간의 여유를 갖고 버스 정류소 쪽으로 갔는데, 있어야 할 버스 정류소 표시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대략 난감....

 

번역기로 "시에나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어디에 있습니까?"를 이탈리아어로 번역에서 근처 카페에 가서 주인에게 내보이며 물어봤더니, 이른 아침 오픈 준비를 하시던 인상 좋으신 아저씨, 웃으면서  우리가 지나온 은행 앞에서 선다고 영어(Broken English)로 대답해 주시네요.

 

가봤더니,,, 깨알 같은 글씨로 쓰인 131번, 131R번 버스의 시간표가 붙은 표식이 보였습니다.

당연히 버스표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고,,, 도리 없이 차 안에서 현금을 받아주겠지라는 기대로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다행히 131번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용감하게 버스를 탑승했는데 운전기사님 카드를 카드 인식기에 대라고 합니다. 이탈리아 버스 카드가 없는 우리는 혹시나 해서 현지에서 사용하고 있던 트러블 카드를 갖다댔더니 삑 하고 인식이 되었습니다.

 

헐,,, 버스에서 신용카드가 된다니...

 

그런데,,, 문제는 우리는 탑승 인원이 2명... 아내 요금을 계산하려고 다시 카드를 댔더니 운전기사님 손을 흔들며 안된다는 표시를 강하게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이탈리아 말로 크게 승객분들에게 뭐라고 하시니까 한 분이 오셔서 영어로  "각각 다른 카드로 계산해야 된다"라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우리처럼 여러 명이 탑승하더라도 한 명이 대표로 계산하는 시스템은 없는 모양입니다.

급하게 만일을 위해서 가지고 갔던 다른 카드를 IC인식기에 대어 보았는데,,, 두 번 정도 에러가 나더니 삑 하고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우리는 버스를 탑승했고,

버스는 아름다운 토스카나의 풍광을 가로질러 약 1시간 20분 만에 시에나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현지 교통시스템을 모른 채 탑승한 이방인들에게 짜증 내지 않고 친절하게 대해준 이탈리아인들의 따스함에 감사함을 느낀 여정이었습니다.)

시에나 버스 정류장

 


 

 

시에나에 도착해서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 에너지를 충전한 다음에 시내 관광에 나섰습니다.

아쉽게도 아침부터 비가 내렸지만, 시에나(Siena)는 우리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길가의 카페에서 진한 에스프레소 한잔..

 

 

관광 필수코스인 두오모 성당과 캄보광장을 먼저 둘러보고,,, 저희들 취향인 쉬엄쉬엄 골목길 탐방을 했습니다.

시에나 두오모 성당

 

캄포 광장 전경

 

캄포 광장_망자 궁전(Palazzo Pubblico)쪽에서 본 모습

 

 

시에나는 저희 부부의 여행 스타일에 딱 맞는 도시였습니다.

중세에 머물러 있는 듯한 이 도시는 너무 크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아 걸어서 둘러보기에 적당했고, 메인 스트릿을 따라 골목길이 계속 이어져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골목길에서 포즈를 취해본 아내

 

 

간간이 눈에 띄는 특산품 파는 예쁜 샵, 기념품 가게, 부띠끄들은 조금은 빛바레고 딱딱한 이 중세 도시를 맛있게 만들어 주는 양념과 같아 보였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모여서 시에나(Siena)의 매력을 만드는 것이겠죠.

 

아기자기한 기념품 가게

 

 

 

시에나에는 생각보다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

다른 도시에 비해 저희 또래의 중년, 혹은 노년 부부들이 유독 많았습니다. 유럽 시니어들에게 인기가 높은 관광지인 듯했습니다.

저희 부부도 이들과 어울려 느긋하게 이 도시의 매력에 젖어 들어 갔습니다.

느긋하게 도시를 둘러보고 있는 유럽 관광객들

 

점심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파지와 파스타로..

 

이렇게 5시간 정도 이 중세 도시를 둘러보고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 남겨 둔 채 시에나를 떠났습니다.

피렌체로 돌아오는 길,,, 가을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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