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영화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을 꼽으라면 프랑스 영화인 '전망 좋은 방 (Un chambre avec vue)'을 들 수 있겠죠. 이 영화의 포스터와 소개 영상에는 아래 사진과 같은 두오모 성당의 돔(Dome)을 배경으로 한 장면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일본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冷静と情熱のあいだ '도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유명한데, 여기서도 두오모 돔(Dome)을 배경으로 한 아래 장면을 대표 씬(Scene)으로 꼽고 있습니다.
역시 피렌체의 랜드마크라고 하면 두오모 성당의 돔(Dome)입니다.
이 돔(Dome)을 잘 감상할 수 있고 사진도 예쁘게 나오는 3곳을 저희들 기준으로 골라봤습니다.
산티시마 안눈치아타 (Santissima Annunziata Annunziata) 광장,
이름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산티시마 (Santissima)는 '가장 거룩한'', 안눈치아타(Annunziata)는 영어의 Annunciation, 즉 '수태고지'라는 뜻입니다, 두 단어를 연결해 보면, '가장 거룩한 수태고지'라는 이름의 광장입니다.
이 광장의 이름이 이렇게 붙여진 것은 이 광장 앞에 '산티시마 안눈치아타 성당'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태고지란 '천사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님 잉태 소식을 전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 성당 안에는 이 수태고지를 그린 성화가 있는데 원래 한 예술가가 그리다가 완성하지 못했던 것을 후에 천사가 내려와 남은 부분을 완성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 기적적 이야기는 피렌체 시민들에게 큰 신앙심과 경외심을 불러일으켰고, 성당은 성모 마리아의 수태고지를 기념하는 중요한 순례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거룩한 이름에 걸맞게 광장의 측면에는 이노첸티 병원 (Ospedale degli Innocenti)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병원도 기념비적인 건축물인데 두오모 성당의 돔을 세운 브루넬르스키가 설계한 유럽 최초의 고아원이었고, 그 후에 어린이들을 돌보는 병원으로 이용되다가 지금은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광장에서 레어폴도 2세의 청동상(Statue of Leopold II)을 배경으로 두오모 성당 쪽으로 방향을 맞춰 사진을 찍으면,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의 명장면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소개시켜드릴 포토 스팟은 이곳이 아닙니다.
바로 이노첸티 병원 3층으로 올라가면 아담한 카페가 있는데 여기가 바로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돔을 담을 수 있는 최고의 포토존입니다.
바로 아래와 같은 사진을 담을 수 있습니다.
이 카페에는 운 좋게 석양 즈음에 들어갈 수 있어서 일몰을 배경으로 셔터를 누를 수 있었습니다.
카페에서 아내는 핫초코를 시켰는데,,, 아마 그간 먹어본 핫초코 가운데 최고의 퀄러티...너무 농도가 진해서 당황할 정도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피렌체 도시 전체를 화각 안에 담을 수 있는 명소로 미켈란젤로 광장을 꼽습니다.
이 미켈란젤로 광장도 좋지만 먼 길을 돌아 언덕을 한참 올라가야 하고 사람들도 많아서 좋은 위치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석양즈음에 올라가면 버스킹 하는 분들도 있어서 꽤나 낭만적인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저희 경험으로는 미켈란젤로 광장 못지않게 피렌체 전경이 잘 나온 곳이 보볼리 정원의 출구였습니다.
보볼리 정원은 메디치 가문의 궁전이었던 피티궁전 (Palazzo Pitti)의 부속 공원입니다.
피티궁전 내부 관람을 끝내면 일반적으로 정원을 한번 둘러보고 나오게 됩니다.
정원에서 출구 안내표시를 보고 따라 내려오면 막다른 길목 조금 못 미쳐 피렌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을 만나게 됩니다.
아래 사진은 그곳에서 촬영했는데,,,,미켈란젤로 광장보다 거리가 가까워서 시내가 좀 더 선명하게 촬영되었습니다.
두오모 성당의 광장 주변에는 여러 개의 카페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산조바니 세례당(Battistero di San Giovanni) 앞에 있는 카페를 세 번째 뷰맛집으로 꼽았습니다. (아쉽게 카페 이름은 기억을 못 함 ㅠㅠ)
이 카페의 테라스에 앉으면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성당의 파사드와 조토의 종탑을 모두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에 와보면, 프랑스의 성당들과 차이점이 하나 눈에 띕니다. 바로 성당 앞에 세례당이 있다는 것입니다.
중세시대에는 아무나 성당에 들어갈 수 없었고 반드시 세례 받은 신자들만 성당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신자가 되기 위해 먼저 세례를 받은 수 있는 장소, 즉 세례당이 성당 앞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두오모 성당 앞에 있는 산조바니 세례당은 성당에 걸맞게 규모도 크고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특히, 이 세례당의 동쪽 문은 브루넬르스키와 경쟁을 펼쳤던 로렌초 기베르티(Lorenzo Ghiberti)가 20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천국의 문'이라는 화려한 장식으로 유명합니다.
명당자리인 만큼 이 카페의 테라스 잡기가 쉽지 않았는데, 피렌체에서 마지막 날 오후.... 운 좋게 이곳에 자리를 잡고 한 시간 정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카페와 함께 카페에서 서빙을 하던 젊은 웨이트리스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관광지의 웨이터들은 워낙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지쳐서 그런지 친절한 서빙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런데 저희 테이블을 담당하던 젊은 이태리 아가씨의 밝은 미소와 상냥한 태도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내도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날이라 주머니에 피렌체 버스표가 다섯 장 남아 있었습니다. 트렘을 타고 공항으로 갈 두 장만 필요하고 나머지는 어떻게 할지 생각 중이었는데, 아내가 먼저 저 친절한 웨이트리스에게 주자고 하더군요.
"This is our small gift for your kindness, we are leaving this evening and no more need these tickets"하면서 남은 버스표를 건넸더니 환히 웃으며 감사하다며 받더군요.
피렌체 아가씨의 상냥한 미소가 피렌체를 떠나는 저희들을 예쁘게 배웅해준 날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