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4일.
어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62번째 생일이었고,
국내적으로는 20대 대통령이었던 윤석열이 탄핵된 날이었으며,
국제적으로는 이틀 전에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활'의 여파로
미국과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블랙 프라이데이였습니다.
은퇴 이후 조용하고 평범한 세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세상은 오히려 더 요동치고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운 하루였습니다.
국내 : 대통령 탄핵과 국내 정치의 대전환
작년 12월 3일, 마치 가짜 뉴스 같았던 계엄령 선포 이후,
심야의 계엄해제, 시민들의 탄핵 시위, 국회의 탄핵소추, 대통령 구속, 급작스런 석방,
차일피일 미뤄지던 헌재의 탄핵심판,,,,
마치 드라마와 같았던 격변과 분열과 반목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나마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국민의 신뢰를 배반한 대통령이 탄핵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입은 상처와 손실은 너무 컸습니다.
무엇보다, 견해의 차이를 넘어 민심이 둘로 찢어진 분열의 깊이는
그 어떠한 손실보다도 더 고통스럽게 느껴집니다.
앞으로 치러질 대선 과정이
이 상처를 치유하고 공동체를 다시 껴안을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분열과 혐오의 시간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사회 지도자들의 모습과 선동의 정치문화를 보면
후자 쪽으로 수렴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 걱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격동의 시간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 기득권 세력의 민낯을 볼 수 있게 되었고
많은 시민들이 깨어 있는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자체로 의미 있는 변화이고 경험으로,
우리 사회가 한걸음 더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되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한강 작가의 "과거가 현재를 도운다"는 이야기처럼,
오늘 4월 4일은 어김없이 우리의 과거가 되어 우리를 도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제 : 트럼프의 관세 폭탄, 세계 경제의 도미노
불과 이틀 전인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미국 보호무역주의 카드를 꺼내 들며 상호관세 부활을 선언했습니다.
그 여파는 즉각적이었습니다. 글로벌 증시는 대 혼돈에 빠졌고,
미국 시장만 하더라도 이틀 만에 7조 달러 (약 9,600조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습니다.

의도적인 혼란과 충격을 만들어 이를 즐기고,
그 파장을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세상을 마음대로 주물려는 트럼프로 말미암은 불확실성은
1기 집권 때보다 훨씬 집요하고 강력해질 것 같습니다.
때로는,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지도자들이 계속 나타나는지에 대해서 아연해지기도 하고
원래 세상이 그런 것인가 하는 무력감과 체념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역사의 수레바퀴가 남긴 하나의 흔적으로
먼 훗날 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짧고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62년을 살아온 인생의 짠밥으로 보면
이런 혼란과 격변은 늘 새로운 기회를 낳으며 회복된 것 같습니다.
그런 기회는 변화를 읽는 것뿐만 아니라 빨리 대응하는 자에게
큰 결실을 남겨 주었던 것 같습니다.
은퇴 이후에는 세상사에 대해서 관심을 접으려는 태도를 갖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꼭 올바른 태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처럼 격변하는 세상은,
결국 우리의 은퇴 생활과 미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우리를 가만히 놓아두지 않습니다.
세상이 끊임없이 변하는 한,
우리는 그 변화에 적응하는 노력을 해야 하고 그 출발선은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2025년 4월 4일,
제 62번째 생일날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