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지난 토요일 오후에 우체국에서 등기 소포를 배달받았습니다. 

발신인을 체크해 보니 "수예당 제과"...

 

수예당 제과에 상품을 주문한 일이 없어서 잘못 배달된 것이 아닌가 싶어 다시 확인해 봤지만 수신인은 분명히 저로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내용물을 개봉해 봤더니 "화과자 세트",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찹쌀떡과 만주, 화과자가 가득 들어 있더군요.

 

 

어떻게 된 일인지 기억을 되짚어 보는데 한 군데가 머리에 떠오르더군요.

 

CBS 라디오 프로그램인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3월 초순에 <내 삶의 길목에서>라는 코너에 사연을 보낸 적이 있는데,,,

혹시나 해서 이 프로그램의 홈페이지에서 지난 한달 동안의 상품 당첨자 명단을 체크해 봤더니 제 이름이 있더군요...ㅋㅋ

 

사연을 보내고 2~3일 동안 사연이 소개되지 않아서 탈락한 줄 알았는데 거의 20일이 지나서 방송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방송을 듣지 못해서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생각지도 않았던 선물을 받게 되니 횡재한 기분이었습니다.

은퇴 후 가끔 이런 뜻하지 않은 행운도 찾아오곤 하더군요.^^

 

아래는 방송에 보냈던 사연입니다. (제 블로그에도 소개했던 내용임)

 


 

제목 :  강의와 붕어빵 한 개

 

3년 징크스라는 것이 있다고 하더군요.
은퇴 3년 차를 맞이하며 왠지 모르게 기운이 젖은 솜처럼 다운되고 
무기력증 같은 것이 찾아왔습니다.

이렇게 넘어질 수 없다는 생각에 
뭔가 의미 있는 일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은퇴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제가 잘했던 일, 후회되는 일들을 
정리해서 이야기해 주면 이분들이 은퇴준비를 해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은퇴설계강의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내친김에 바로 파워포인트로 강의안을 만들고
강의실을 구하고, 각종 SNS를 통해 수강자를 모으고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80여 페이지에 이르는 강의안을 
달달 외웠습니다.

그리고 어제 첫 강의를 마쳤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에너지가 충만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큰 도움을 받았다는 긍정적인 피드백도 받았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2시간 넘게 큰소리로 이야기를 한 탓인지
혹은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약간의 허기 같은 것이 찾아오더군요.

마침 붕어빵 가게가 눈에 띄었습니다.
지갑 속에 숨어있던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수줍게 건네고 
붕어빵 한 개를 받아 들었습니다.

거리를 걸으며 붕어빵을 한입 베어무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막 시작한 이 강의가 붕어빵 같은 강의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단돈 천 원에 불과하지만 이렇게 허기를 채워주는 붕어빵처럼,
비록 무료강의이지만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소울푸드 같이 소중한 강의,,, 그런 강의가 되도록 
노력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앞으로 목표는 100번,
그 첫 번째 걸음만으로도, 제 은퇴 3년 차 징크스는 저만치 날아간 듯 
했습니다.^^

신청곡 : 프랑크 시나트라의 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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