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자전거 라이딩은 저의 최애 놀이였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대만에 거주할 때도 참 많이도 탔습니다.
장르도 MTB에서 사이클, 마지막은 아내와 같이 타는 미니벨로까지 제법 역사가 깁니다.
아래 글은 약 8년전에 타이베이에 살 때 라이딩 경험을 연작으로 네이버 카페에 올린 글들인데 오랫동안 묻혀있는 것 같아서 추억을 되새김질해보는 느낌으로 제 블로그 옮겨 봅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자이언크 (Giank)입니다.
대만 태생이고 신분은 Giant TCR Composite-1 입니다.
대만, 아니 전 세계적으로 잘 나가는 명문가 브랜드입니다 ^^.
제 이름 좀 설렁하죠? 제 이름을 짓는다고 주임님이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마지막 "t자"를 "k자"로 바꾸었습니다.
그러더니, 점잖게 하시는 말씀, 너는 이제 "Taiwanese"이 아니라 "Korean"이고,
자이언크 (GianK)는 거대한 한국인, 위대한 한국인이라는 뜻을 나타낸다고 하시네요.
좀 억지인가요? 어쨌든 우리 주인님 이름 한번 쉽게 짓습니다 ^^.
그럼, 제 생김새가 궁금하실 텐데, 우선 사진 한 장 올립니다.
센스 만점 우리 주인님 제 안장과 바테입을 하얀색으로 바꿔 주셨습니다.
제가 봐도 멋있습니다.
이번 주 월/화요일 계속 저를 데리고 출퇴근을 하시더니,
수요일부터 일이 바쁘신지 날씨가 안 좋아서 그러신 지 저를 계속 팽게쳐 두시네요.
현관 밖 스탠드 위에 묶여 있는 저는 외양간에 놓인 종마 같아서 불만스럽습니다.
오늘은 토요일인데 오전에 밖엘 나갔다 들어오시던 주인님이 도무지 나오실 기색이 없으시네요.
아~, 제 안의 질주 본능이 꿈틀거리고 있는데, 주인님은 낮잠을 주무시고 계시는 건가???
그런데 현관문이 쾅쾅거립니다..
우리 주인님이 라이딩 복장을 갖추고 나오십니다.
노란색 져지에 노란색 헬멧, 거기다 노란색 고글까지 깔을 맞추신 우리 주인님, 님, 님, 님 ~~~~
언제 봐도 짱입니다. 일본말로 갓고이, 중국말로 스와이,,,영어로 쿨입니다^^.
아니? 물통을 2개나 들고 나오십니다, 어디 멀리 갈 모양이십니다.
오늘은 양명산을 넘어서 진산(金山) -> 스먼(石門) -> 산즈(三芝) -> 딴스웨이(淡水)를 돌아오는 장장 80km를 넘는 길을도전하시겠답니다.
최고! 최고 ! 우리 주인님 멋져 버려,,,
대만 지도입니다.
대만 가장 북쪽의 환상적인 라이딩 코스입니다.
양명산을 넘고,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해풍을 맞으면서 해안 도로를 신나게 달릴 수 있는 꿈의 라이딩 코스입니다. 벌써 제 심장이 벌떡 벌떡거리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오늘 제일 난(難) 코스는 양명산을 오르는 것입니다.
저야 팔팔하지만, 벌써 대학생 아들을 둔 우린 주인님, 체력이 문제없을지 약간 걱정입니다.
하지만 위대한 한국인, 자이언크가 곁에서 지켜 드리겠습니다, 저만 믿으세요 ^^.
아래 사진은 주인님 베란다에서 찍은 양명산의 모습입니다.
칠성산 (1,020m)과 대둔산 (1,093m)의 두 개의 주봉으로 구성된, 타이베이에서 지근거리에 있는 아름다운 산입니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산이라서 사진처럼 구름에 모습을 가리운 때가 많습니다.
두 봉우리 사이에 난 길을 "양진공로(陽金公路)"라고 하는데 "양명산(陽明山)"과 "진산(金山)"을 잇는 길이라는 의미랍니다.
가장 높은 곳이 해발 796미터 라는데 오늘 넘어가야 할 정점(頂點)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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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길을 나섭니다. 파이팅! 짜요 (加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