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가 코 앞이거나 혹은 은퇴를 하신 분들에게는 '국민연금 개혁'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약간 불편해집니다.
왜냐하면 노후 준비의 많은 부분을 국민연금에 의존하여 준비해 두었는데 국민연금 개혁으로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거나 혹은 연금 수령 시점이 늦추어지면 큰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지난달에 대선이 끝나고 새 정부가 들어서는 과도기에 언론에서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고, 건강한 우리 사회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을 계속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개혁, 혹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연금 개혁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질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단, 현재 9%인 부담률을 늘리고 수명 연장에 비례해서 연금수령 시기를 늦추는 방향으로 갈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 현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에는 연금 기금 (금년 연말이 되면 약 1,0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이 2050년 초에는 모두 소진이 되고 그 후에는 지금 선진국들처럼 젊은 세대가 내는 보험료로만 연금을 커버해야 되기 때문에 연금 부담률이 약 30~40% (현재 9%)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약 30년 이후 세대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입니다.
현재 국민연금의 문제점이나 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이후 천천히 정리해 보도록 하고, 만일 연금 개혁이 진행되면 은퇴 세대인 우리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이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 한번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연금의 개혁 방향은 과거 공무원 연금 개혁 방향과 비슷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소위 연금 부자로 통하는 공무원 연금은 연금 고갈이라는 심각한 문제로 2015년에 제도가 대대적으로 개편되어 2016년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이 개혁으로 공무원 연금의 매력도는 현저히 낮아져서 일반 직장인의 국민연금/퇴직연금을 합한 것과 비교하면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아래는 2015년 연금 개혁 내용입니다.
공무연 연금 개혁의 구체적인 내용을 떠나 이 제도 개편이 당시 연금 수령자, 혹은 연금 수령을 목전에 둔 분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결론적으로 큰 영향이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분이 공무원이 되어 25년간 기존 제도로 연금을 내어 오다가 2015년 연금 개혁 이후 새로운 제도 아래서 5년간 더 연금을 불입한 후에 퇴직했다면, 이 분의 연금 수령액은 25년 치는 과거 제도, 5년 치는 새로운 제도로 계산하여 연금을 받게 됩니다. 물론 연금 수령액이 적어지기는 하겠지만 걱정할 만큼 큰 폭으로 축소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공무원 연금뿐만 아니라 해외 선진국들에서 그간 진행되었던 연금 개혁은 대부분 이와 같은 형태였습니다.
만일 그렇지 않고 개혁 내용을 소급하여 적용하게 되면, 이것은 사유 재산 침해라는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연금 가입자들의 상당한 반발과 저항에 직면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노령 세대의 삶이 불안해지면서 사회 전체의 건전성도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것을 고려해보면, 지금까지 국민연금에 가입해 온 기간과 납부한 보험료에 대해서는 현 제도에 기반한 연금 수령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은퇴 세대 혹은 곧 은퇴를 맞이할 세대들은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 큰 우려를 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국민연금 수령을 연금이 아닌 일시불로 변경하거나, 현 제도에서 연금 수령액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는 여러 방안에 대해서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