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달살이 둘째 주 이야기입니다.
첫째 주 이야기는 아래 링크 참조하세요.
제주 한달살이는 "30번의 짧은 여행의 집합"인 것 같습니다. 제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네요. 만일 남해나 속초 등에서 한달을 산다면 30일을 모두 여행으로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제주는 집만 나서면 여행 스팟이니 매일 매일 다른 곳을 둘러보는 것이 가능하네요.
이번에 숙소를 제주 서부의 안덕면에 자리 잡고, 과격한 여행에 휘둘리는 한달살이가 싫어서 반경 30킬로 이내의 곳만 둘러보자고 했는데 이게 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이번 여행은 "제주 서부 한달살이"가 되겠네요.
아침에 느긋하게 기상해서 아점을 먹은 후에 정원에서 음악을 들으며 (CBS FM에서 김정원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방송시간^^) 커피 한잔을 마십니다. 이때 간간히 불어오는 아침 바람의 촉감이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출발해서 5~6시간 나들이를 한 후에 돌아오는 패턴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참 느긋하고 여유로운 시간입니다.
이런 여유를 즐기기 위해서 직장의 굴레를 벗어나 퇴직을 했나 봅니다.
① 8일차 (제주 현대미술관)
제주 현대미술관을 찾았습니다.
기획전 전시 준비 중이라 상설관에만 입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상설관에 김흥수 화백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 이분이 제주 현대 미술관을 대표하는 분인 듯합니다. 구상과 추상을 조화시킨 자신만의 화풍인 "하모니즘"을 지향하신 서양화가이십니다..
현대미술관은 한경면 저지리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 일대가 "저지 문화 예술인 마을"로 개발되어 있습니다. 아마 입주 예술인들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하여 예술 단지를 구성한 것으로 보이더군요. 그럴싸한 주택들은 많은데 주위에 가축 분뇨 냄새가 워낙 심해서 뭔가 폭망(?)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냄새가 심해서 둘러보기 어려울 정도...
별관으로 되어 있는 수장고 1층에는 미디어 아트 영상관이 있는데 15분 정도 길이의 미디어 아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360도 파노라마로 프로젝션되는 영상미는 압권이었습니다. 만일 현대미술관을 방문하시면 이곳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현대미술관 입장권을 보여주면 할인혜택도 있습니다.
② 9일차 (서귀포 치유의 숲)
서귀포 치유의 숲을 방문했습니다.
최고의 힐링 공간입니다. 55만평 규모의 숲 속에 원시 그대로의 산림이 잘 보존되어 있고 입장객을 하루 600명으로 제한하고 있어서 조용히 숲멍하기 좋습니다. 특히 편백나무와 삼나무들이 주종이어서 피톤치트가 많이 나온다고 하네요.
이번 한달살이 기간 중에 다시 한번 방문할 계획입니다. 입장료도 1인당 천원에 불과^^
③ 10일차 (박수기정)
안덕면의 해변가에서 놀았습니다.
해안가에서 운좋게 수 십마리의 돌고래 떼를 목격했습니다.
해안에서는 육안으로 목격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눈앞을 가로질러 지나기는 모습이 장관이더군요.
그리고, 깍아지른 절벽의 박수기정 뷰맛집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오래동안 부부 수다를 떨다가 들어 왔네요..^^
④ 11일차 (건축 테마여행)
방주교회, 포도호텔, 추사관으로 건축 테마여행.
이 내용은 유튜브 영상으로 만들어 올렸습니다.
⑤ 12일차 (정물오름)
정물오름, 수월봉 지오트레일, 신창 풍차 해안도로를 다녀왔습니다.
평소보다 좀 오래 운전을 했습니다.
정물오름은 수월하게 오를 수 있는 오름이지만 정상에서 볼 수 있는 전경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한라산 ~ 제주시 ~ 서/남부 해안과 바다 ~ 멀리 서귀포까지 360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저희들이 방문한 날에는 가시거리가 좋아서 백만불짜리 전경을 눈에 담고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화산 활동과 지형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수월봉 지오 트레일, 그리고 요새 SNS 핫플인 신창 풍차 해안도로 모두 기억에 남는 멋진 코스였습니다. 지난해 여행에서 맛집 리스트에 올렸던 중국집 마씸에서 오마카세 세트로 저녁을 먹었는데 역시 실망시키지 않더군요.
⑥ 13일차 (사계해변)
주일이어서 온라인으로 예배드리고 집에서 쉬었습니다. 제주 온 후에 처음으로 비가 내렸습니다.
저녁때 사계해변에 나가서 차박 모드로 1시간 정도 누워 음악과 파도소리를 듣다가 돌아왔습니다.
비가 온 덕분에 관광객이 거의 없어 명당 자리에서 쉬었다가 올 수 있었네요.
⑦ 14일차 (다크 투어리즘)
이번 여행 중에 가장 하드했던 하루...
땡볕에 다크 투어리즘 코스를 일주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알뜨르 비행장과 관련 시설, 섯말 오름 학살터, 셋말 오름 고사포 진지까지 둘러 보았네요.
역사적으로 의미가 큰 곳이고 유적지도 잘 보전되어 있는데 관람객들이 별로 없는 점이 좀 아쉽더군요.
이상, 제주 한달살기 2주차 이야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