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은퇴나 퇴직을 떠올리면 로망처럼 그리는 하루가 있습니다.

남들이 한창 바쁜 피크 타임에 느긋하게 소설 한 권을 들고 카페에 들러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며 소설 한 권을 읽고 오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그렇게 보냈습니다.

옛날(^^) 다니던 직장 근처에서 후배와 점심 약속이 있어 같이 식사를 하고 업무 시간에 맞춰 후배를 회사로 돌려보낸 다음 저는 카페에 앉아 가지고 간 소설을 읽고 돌아왔습니다.

 

사실 요새는 책 한 권을 앉은 자리에서 다 읽기 어려운데 (아마도 SNS 영향으로 집중력과 참을성이 많이 약해진 듯.), 오늘은 소설 한 권을 읽어냈습니다. 아마 소설의 재미가 제 약화된 집중력에 링거 주사라도 넣은 모양입니다.^^.

 

오늘 읽은 소설 "아몬드"는 2017년 창비 청년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미국, 스페인, 일본 등 20개국에 번역 출판되었고 출판 5년만인 작년까지 무려 100만 부가 판매되었다고 하니 유명세에 비해서 늦게 읽게 되었습니다.

 

선천적으로 알렉시티미아라는 장애 (뇌의 편도체 이상으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주인공과 어릴적 부모와 헤어지고 거친 삶을 살아온 친구 사이의 예사롭지 않은 우정을 진지하고 흥미롭게 그려낸 이야기입니다.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장애와 정상, 상식적인 것과 비 상식적인 것들에 대한 우리의 거친 구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내용이었고, 무엇보다 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대명제를 확인하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이런 재미있는 소설을 쓴 손원평작가에 대해 찾아보니, 작년에 나온 신간으로 50대 중년의 이야기를 다룬 "튜브"가 있더군요.  다음 카페 죽치기 시간(^^)에는 이 소설을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소설 아몬드 판매가 100만부 돌파했다고 했는데, 그러고 보니 내 블로그도 이제 곧 누적 방문자 100만명을 넘어설 것 같습니다. 아마 내일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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