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지난달에 송원평의 아몬드를 읽고 이 작가의 다른 소설을 읽고 싶다고 검색하던 중에 50대 중년을 주인공으로 한 신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고 메모를 해 두었다가 지난주에 읽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의 제목은 "튜브"입니다.

 

튜브는 우리가 알고 있는 물놀이 할 때 사용하는 기구입니다.

여기서는 물놀이보다는 생명을 구조할 때 사용하는 좀 더 전문화된 튜브를 가리킨다고 해야겠지요.

 

물에 빠진 사람의 마지막 필사의 노력을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한다"라고 표현합니다. 이 분들에게 고난, 좌절, 실패의 늪에서 당당히 떠오르도록 도와주는 기구로 튜브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주인공이 유튜브(Youtube)를 통해서 이 일을 성취해 가게 되는데, 유튜브가 유(You)와 튜브(Tube)의 합성어인 점도 재미있어 보입니다.

사실 요즈음 책을 소구하는데 온라인 마케팅이 매우 큰 역할을 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런 일반명사를 제목으로 하는 것은 사실 좀 현명하지는 못해 보입니다. 검색엔진에서 "튜브"라고 검색하면 튜브라는 제품이 최상단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죠..^^

 


 

튜브의 줄거리

소설의 줄거리를 대충 소개해 보면,  사업가적 기질이 강해 여러 가지 사업을 무모하게 벌이다 결국은 최악의 상황에 까지 내몰린 50대 중년남 김성곤 안드레아 (안드레아는 세례명)가 자살을 하기 위해서 한강대교로 가는 장면으로 소설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자살마져 실패하고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생계를 위해 음식물 배달 기사일을 하며 희망 없는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태도와 마음가짐에 사소하지만 작은 변화를 추구하게 되고 이를 통해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 깨달음에 이르게 됩니다. 

 

사업적 마인드가 뛰어난 주인공은 이 경험을 사업화하는 것을 기획하게 됩니다. 세상의 수많은 루저, 실패자, 삶의 의욕을 잃은 자들에게 회원 공동체 (서포터스)가 되어 이들을 격려하고 재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러한 계획이 "지푸라기 프로젝트"라는 유튜브 채널로 만들어지게 되는데, 여기에 갑자기 로또 당첨과 같은 행운이 따라줍니다.

 

불의에 당한 교통사고에서 주인공은  많은 생명을 구한 의인이 되고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엄청한 관심을 끌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버크서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혹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쯤 되어 보이는 사람에게 투자도 받게 되어 큰 성공을 이루게 됩니다. ( 더 이상은 스포일수 있어 생략^^)

 

 


 

이번 소설 튜브도 아몬드처럼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소설로 씌여진 자기 개발서 같은 느낌이 약간 있긴 하지만, 사건 전개 위주로 짤막짤막한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4~5시간 정도에 다 읽었습니다.  반 정도의 분량은 거실 소파에 누워서, 나머지 분량은 대학동기 모임에 가는 일에 좀 일찍 나가서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읽었습니다.  은퇴 후 요런 분위기가 참 좋죠...^^

 

생각해 보면 실제 우리 삶 속에서는 주인공 김성곤 안드레아와 같은 삶은 사는 경우는 흔치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이고 피션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극단적으로 실패와 실패를 거듭하는 성곤을 마주하며 우리는 위로의 서포터스가 되어줄 수 있고, 또 로또 당첨과 같은 행운을 거머쥔 성곤에게로부터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을 수 있다는 위안을 받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거실에서 선풍기 바람을 맞으면서 한번 읽어봐도 좋을 소설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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