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이번 주 아내와 한나절 데이트 코스는 국립중앙박물관이었습니다.

대부분 데이트 코스는 제가 아이디어를 내는 편인데, 이번에는 아내의 지령(^^)이 떨어졌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특별 기획전으로 영국 내셔널 갤러리의 작품 52점이 전시되니 같이 보러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집의 파워 서열상, 아내의 명령이 떨어지면 이후는 제가 다 해야 합니다.ㅠㅠ

 

조사해 보니까 이게 예약이 만만찮습니다. 

이미 6월 예매는 끝났고 풀 매진이었습니다.

그냥 포기할 수는 없고 수시로 예매사이트를 들어가 확인하던 중에 마침내 두 자리가 올라오더군요.

6월 21일 오후 12: 30분,,, 아마 예약취소인 듯했습니다. 재빨리 결재하고 자랑스럽게 아내에게 보고했습니다. "두 자리 예약 완료!!!" ^^

 

이렇게 해서 비오는 하지날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습니다.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이번 특별 전시회의 제목은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이고 부제는 "영국 내셔널 갤러리 명화전"입니다.

영국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ary)는 영국 국립미술관이라고 불리는데 1824년에 세워졌습니다. 대영박물관과 함께 영국 최대 미술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영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서 이 내셔널 갤러리 소장 명화 가운데, 라파엘로, 티차아노, 카라바조, 푸생,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 렘브란트, 고야, 터너, 컨스터블, 마네, 모네, 르누아르, 고갱, 고흐 등 서양 미술의 거장들의 작품 52점을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전시회입니다.

 

개인적인 관심, 윌리엄 터너

제 개인적으로는 이번 전시회 작품 가운데 윌리엄 터너 (Joseph Mallord William Turner)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어서 큰 기대를 했습니다.

 

직장생활 중에 프랑스 파리에 약 5년간 주재를 했었는데 그 시기에 많은 미술관에서 그림들을 감상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특히 집 근처에 모네 작품이 가장 많이 전시되어 있는 마르모탕 미술관 (Musee Marmorttan Monet)이 있어서 가볍게 들락거리다 보니 모네 그림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제 서재에 당시 구입했던 모네의 그림 프린트물이 한 장 걸려있습니다.^^

 

이 모네에게 강력한 영향을 끼친 화가가 윌리엄 터너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월리엄 터너는 영국에서는 셰익스피어만큼 사랑받은 영국의 국민 화가입니다.

영국 20 파운드 지폐 (UK sterling)의 주인공이기도 하지요. 원래 20파운드 지폐의 모델은 엘리자베스 여왕이었는데 2020년부터 종이 재질에서 플라스틱 재질로 바꾸면서 터너로 교체되었습니다.

그동안 아쉽게 윌리엄 터너 작품을 직접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그 기회를 갖게 된 것입니다.

 

이번에 전시된 윌리엄 터너의 작품은 "헤로와 레안드로스의 이별"이라는 그림입니다.

<윌리엄 터너> 헤로와 레안드로스의 이별

이 그림에 대한 설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헤로와 레안드로스 이야기를 그린 그림입니다. 비너스의 사제인 헤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나누는 헬레스폰트 해협의 도시 세스토스에서 살았습니다. 그녀는 해협의 동쪽에 사는 레안드로스와 사랑에 빠졌고, 매일 밤 그녀를 보려고 바다를 헤엄쳐 오는 그를 위해 등불을 들었습니다. 어느 날, 바람에 등불이 꺼져 레안드로스가 바다에서 죽자 헤로 역시 죽음을 택합니다. 

 

화면 중앙 테라스에는 날개 달린 큐피드가 등불과 횃불을 들고 있으며, 결혼의 신 히멘이 그 옆에 서 있습니다. 테라스 아래 바닷가 어둠 속에 마지막으로 헤어지는 헤로와 레안드로스가 보입니다. 터너는 클로드 로랭의 풍경화에서 보이는 균형 있는 고전적 구도, 감성적 색채 그리고 대기의 효과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낭만주의 색채가 뚜렷합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그의 역작인 "눈보라, 항구를 나서는 증기선"의 이미지를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1837년 이전에 그린 것으로 되어 있네요.  증기선이 1863년 작품이므로 약 26년의 시차가 있습니다.

 

 

클로드 로랭, 윌리엄 터너, 클로드 모네

윌리엄 터너는 프랑스 낭만파 거장 클로드 로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월리엄 터너는 유언으로 자신의 작품을 내셔널 갤러리에 기증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작품 중에서  2점을 클로드 로랭의 작품과 나란히 걸어달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화가로서 완성점을 클로드 로랭으로 본 것이죠.

 

이러한 윌리엄 터너의 작품들은 다시 클로드 모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평론가의 호사일 수도 있는데 앞에서 언급한 터너의 "눈보라, 항구를 나서는 증기선"에 깊은 충격과 감명을 받은 모네는 이후 인상파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인상, 해돋이"를 그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네가 70세가 넘어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으면서 그렸던 작품들을 통해 대상의 형태가 사라지는 현대 추상화가 태동했다고 전해집니다.

 

결국, 클로드 로랭 → 윌리엄 터너 → 클로드 모네 → 현대 추상화로 이어지는 서양화 궤적 가운데 만나게 되는 거장들의 발자국들입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클로드 로랭, 윌리엄 터너, 클로드 모네의 순으로 작품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아래 작품들입니다.

<클로드 로랭> 성 우르술라의 출항

 

<클로드 모네> 붓꽃

 

 

그 외의 명작들

<라파엘로> 성모자와 세례 요한

 

<다미아노 마차> 겁탈당한 가니메데

 

<카라바조> 도마뱀에 물린 소년

 

<램브란트> 63세의 자화상

 

<빈센트 반 고흐>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

 

<에두아르 마네> 카페 콩세르의 한구석

 

 

전시회 분위기

30분 단위로 150~200명 정도를 입장시키는 것 같습니다.

관람 밀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52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므로 각 작품당 3분씩 감상한다고 해도 2시간 30분이 소요됩니다. 그런데 이 정도 인파 가운데서 한 작품 앞에 2~3분 머물러 있는 것은 민폐이기도 하고,,, 암튼 편한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미리 뒤쪽으로 갔다가 역순으로 오는 것도 방법 같은데  실행은 못해봤네요...

 

관심 있는 작품부터 먼저 골라보고 인파가 좀 빠진 후에 전체 작품을 훑어보는 것도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전체 작품 목록이 필요한데 아래 온라인 리플릿을 참조하면 좋습니다.

https://tagdetail.com/viewer/647f3c6e327f9d0009b1d70c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detail

tagdetail.com

2시간 좀 넘게 작품 감상하고 나오니 배가 출출해서 박물관 내의 식당에서 자장면 한 그릇씩 먹고, 야외 카페 (투썸플레이스)에서 커피 마시며 오가는 사람들 구경하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한나절 데이트로 꽤 괜찮은 나들이 였습니다.

 

여러분 모두 은퇴 소프트랜딩하시고 행복한 노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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