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주 전에 KBS 보도본부의 홍OO기자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지난 5월에 출연했던 시사직격 담당 PD를 통해 연락처를 알게 되었다며 국민연금개혁 관련해서 기획 뉴스를 준비 중인데 인터뷰를 해 줄 수 없겠냐는 연락이었습니다.
인터뷰 내용은 지난 시사직격과 유사하게 은퇴 준비했던 내용과 지금의 은퇴 생활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렵지 않은 내용이어서 흔쾌히 수락했고 이틀 만에 촬영 기자분과 함께 집에 와서 1시간 30분 정도 촬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이 지난 목요일(9월 4일)과 금요일(9월 5일) KBS 뉴스 시간에 방송되었습니다. (방송 내용을 보시려면 아래 클릭)
역시 뉴스이니만치 아주 짧은 분량만이 TV 화면에 나왔습니다. ^^
이번 기획 뉴스는 아마도 지난 9월 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민연금 개혁 공청회(주관 :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에 맞추어 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공청회에서는 국민연금 기금의 소진 시점을 늦추기 위해 연금보험료율과 연금지급 개시시기를 조정하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공청회의 보고 내용은 국민연금 재정 건전성에 방점을 두고 개혁안을 제시했는데,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와 노인 빈곤 문제에도 시선을 둬서 기초연금을 포괄하는 연금구조개혁을 살펴봐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이번 기획 뉴스의 포인트로 보입니다.
연금을 통한 노인빈곤 문제 해결은 지금 인류의 가장 큰 당면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지구 온난화 문제 만큼이나 어렵고 난해한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류가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거란 비관적 견해가 크듯이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낮은 출산율, 낮은 경제성장률, 포퓰리즘 정치 등의 문제를 열거해 보면 노인빈곤 문제도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사회이니만큼 서로의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제도 개혁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한 사람 한 사람이 본인의 노후에 대해 일찍 자각하고 일찍 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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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많은 분들이 국민연금 제도 개혁을 이야기하지만, 현재 제도마저도 연금 수령자 입장에서 보면 충분한 노후 준비 수단이 되지 못합니다.
40년간 꾸준히 국민연금을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소득대체율이 40%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적정 노후 생활비가 부부 기준으로 퇴직 전 소득의 70% 정도로 가정한다면 30%는 부족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소득대체율을 더 올릴 수도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국민연금 기금소진 시점을 더 당길 것이기 때문이죠.
결국은 나머지 30%는 개인이 노력해서 노후준비를 해야 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으로 연금 2, 3층 탑을 쌓는 것입니다. 빨리 준비하면 할수록 유리합니다. 같은 높이의 탑을 쌓더라도 일찍 시작하면 작은 돌로 손쉽게 쌓을 수 있지만 늦어지면 무거운 돌을 들어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30% 정도는 개인이 조금만 노력해서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1층인 국민연금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물가와 수명 연장의 리스크를 헷지해 주는 국민연금이 1층을 든든히 받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때, 30%라는 낮은 목표치를 향해 많은 국민이 노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확신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것... 이것이 국민연금의 개혁 방향이 되어야 하고 정부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노인 취약계층의 숫자가 줄어들면 복지제도로 이들을 지원하기가 한결 쉬워지지 않을까 하는 짧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