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부가 한나절 데이트로 자주 찾는 곳이 좀 촌스럽긴(^^)하지만 인사동입니다.
수많은 갤러리에서 미술품들을 감상할 수 있고, 또 저희들이 좋아하는 '사람멍', '거리멍'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캠핑을 가서 '불멍'이나 '물멍'을 하는 것 못지않게 좋은 것이 거리를 멍하게 바라보면서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거리멍'. '사람멍'입니다. 특히 인사동은 외국인들도 많아서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무심히 지켜보는 것도 '사람멍', '거리멍'의 새로운 장르가 되는 셈입니다.^^
네이버에 '거리멍'과 '사람멍'의 검색량이 없는 것으로 봐서 이런 '거리멍'과 '사람멍'은 저희 부부만의 놀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때 김현승 시인의 "창(窓)을 사랑하는 것은, 태양을 사랑한다는 말보다 눈부시지 않아 좋다."라는 싯구를 좋아했는데,,, 창을 통해 오가는 사람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면 복잡한 일상가운데 마음이 정화되고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내도 저와 성격이 비슷해서 이렇게 거리를 쳐다보며 '멍 때리기'를 좋아합니다.
저희들이 인사동을 찾으면 자주 들리는 저희들만의 '사람멍', '거리멍' 아지트를 살짝 공개해 봅니다..
인사동 거리 가운데서도 인파가 가장 많은 "쌈짓길' 건너편의 작은 카페입니다. 2층에 있는 카페인데 거리를 마주한 통유리를 따라 긴 테이블이 놓여 있어 여기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오가는 사람을 구경하다가 가끔 서로 담소를 나누는 시간은 최고로 행복 시간입니다.
장작불이나 시냇물처럼 규칙적, 혹은 불규칙적인 시각의 흐름은 우리 뇌의 활동을 안정시키고 휴식을 줘서 많은 분들이 '멍 때리기'를 좋아하는 듯합니다. 창문 너머 적당한 거리에서 오가고 있는 사람들의 흐름도 비슷한 효과가 있습니다. 때로는 의식에게 말을 걸어 옷차림이나 걸음걸이를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은 좀 더 계량된 '유사 멍 때리기' 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생각해 보니 '불멍' '물멍' '거리멍' '사람멍' 외에 저희 부부가 좋아하는 '멍 때리기'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비멍'입니다.
비오는 날 한적한 공원에 차를 받쳐놓고 차박 모드로 비 오는 모습을 그저 멍하니 쳐다보는 '비멍'도 꽤 특별한 저희 부부만의 유희입니다.
이 겨울이 지나가고 봄비가 오기 시작하면 차박모드로 버너에 커피물을 올려놓고 멍하니 비를 바라보는 그 '비멍'의 시간이 곧 오겠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