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0일 노량 : 죽음의 바다가 개봉하던 날, 아내와 같이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에서 관람을 했습니다.
역시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해전의 스케일과 현장감은 소개된 대로 시리즈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이었습니다.
개봉 6일 만에 200만 명이 넘게 영화관을 찾았으니 전작에 못지않은 흥행 성공이 예상됩니다. 찬사가 넘치는 후기가 차고 넘칠 것으로 예상해서 좀 비딱한 시선으로 제 관전 소감을 서술해 봤습니다.^^
민족의 영웅이신 이순신 장군을 캐스팅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김한민 감독 입장이 된다고 해도 영화를 제작하면서 가장 힘들고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이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시리즈 3편을 모두 봤는데 매번 이 캐스팅이 정답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 영화인 명량에서 최민식은 극 중의 이순신 장군에 비해서 노쇄한 느낌이 강했고, 한산에서의 박해일의 경우는 경청의 리더상을 너무 강조한 탓에 대사가 없어 너무 답답한 느낌,, 그리고 이번 노량의 김윤석은 백의종군과 7년 전쟁의 힘든 시기를 지나온 장수라기엔 상대적으로 건장해 보이는 외모가 눈에 거슬리더군요.
차라리 명량은 김윤석, 노량은 최민식의 캐스팅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 보았습니다.^^
러닝타임이 153분인데 좀 과하게 접근하면 10~20%는 통역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중국어를 한국어로 통역하고, 한국어를 중국어로,, 일본어를 중국어로,,, 중국어를 일본어로,,, 심지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의 다중 통역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배우들이 열심히 중국어, 일본어를 공부했다고 하더라도 네이티브 스피커 (Native Speaker) 입장에서는 어색하게 들릴 수밖에 없는 외국어들인데,,, 굳이 우리말 자막처리를 하면서 다시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까지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영화의 몰입도를 오히려 방해하는 요소였습니다.
우리가 역사시간에 배웠던 노량해전은 이순신 장군께서 전사하시기는 했지만 우리 해군의 압승으로 기억을 하고 있는 통쾌한 전투입니다. 나무위키에 기록된 내용을 참고해 보아도 일본수군이 1만 3천 명 사망, 전선이 200척 침몰한 것에 비해 조선수군의 피해는 일본군의 1%도 안될 정도로 매우 미약합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의 노량해전은 이런 전과에 비해서는 너무 치열하게 그려졌고 조선수군의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시마즈 요시히로 부대와 치열한 전투 끝에 승리는 했지만 조선 수군은 Fully Exhausted (완전히 탈진한) 한 형태로 그려져 있더군요... 그리고 이순신 장군께서도 전사하시고...
만일, 이 시점에 고니스 유키나가 군대가 일본으로 퇴각한 것이 아니라 조선수군을 향했다면???
영화에 나타난 장면만으로는 조선수군의 승리를 예상하기 어렵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치열한 전투를 전제로 한 영화적 표현이 과해져서 역사적 사실과는 괴리가 생겨 버렸습니다. 역사에 기록된 것처럼 조선 수군의 완벽하고 통쾌한 압승으로 시리즈를 완결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