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번째 은퇴설계 무료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지난달의 첫 번째 강의는 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파일럿 강의였으므로, 이번이 사실상 첫 번째 강의인 셈입니다.
가끔 찾은 네이버 카페 다섯 곳에 강의 안내글을 올리고 참가자를 기다렸습니다.
최근들어 은퇴준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무료강의인 탓에 많은 분들이 지원할 것으로 내심 기대했지만,,,
현실은 녹녹지 않더군요.
겨우 목표로 한 세 명이 모아졌는데 한 분이 주초에 갑자기 일이 생겨 참가가 어렵다고 불참을 통보해왔습니다.
그래서 최종 강의 참석자는 두 명...
아침 운동을 다녀온 후 책상에 앉아 강의 내용을 다시 한번 리뷰하며 최종 점검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노트북, 마우스, 무선 키보드와 강의 평가설문지 등,,, 준비물들을 백팩에 꼼꼼히 챙겨 넣고 예정 시간보다 약간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오늘 참가하신 분들은 이렇습니다.
한 분은 이전부터 알고 지냈던 분으로 국내 한 방송국의 라디오 PD로 계시다가 최근에 퇴직하신 분이십니다.
은퇴 관련 책(연금부자습관)도 출판하시고 은퇴 관련 팟캐스트를 수년간 진행하며 국내 은퇴 전문가들은 거의 대부분 만난 이쪽 분야의 베테랑이신 분이죠. 업계 초보인 제가 무료강의를 한다고 하니 응원차 시간을 내어 주신듯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분은 40대 초반으로 국내 중견기업의 여성 과장님이십니다.
일부러 휴가를 내고 강의에 참석하셨다고 하네요.
저희 또래는 늘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라는 후회의 말을 은퇴의 변으로 남기곤 하는데,, 이렇게 은퇴 문제를 삶의 과정으로 이해하고 일찍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려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분은 국내 내로라하는 은퇴설계 전문가, 다른 한 분은 휴가까지 내고 달려오신 눈망울이 초롱초롱하신 과장님,,,
참석자가 2명에 불과했지만 마치 200명 앞에 선듯한 긴장감이 잠시 몰려왔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준비해 간 2시간 분량의 강의는 잘 진행했습니다.
긍정적인 피드백도 받았고요... 덕분에 이 강의를 계속 진행해도 좋겠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PD님은 전문가답게 날카로운 지적도 해 주셔서 다음 강의 때 큰 도움이 될 듯했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두 분이 먼저 떠나셨고 저는 공유회의실 사진을 몇 장 더 찍고 건물을 나왔습니다.
왠지 조금 걷고 싶더군요. 그래서 홍대입구까지 걸어가서 전철을 타기로 했습니다.
길을 걸어가는데 붕어빵을 파는 포장마차가 눈에 띄었습니다.
3개 2,000원, 1개 1,000원...
다행히 지갑에 천 원짜리 지폐가 한 장 있어서 겸연쩍게 내밀고 붕어빵 한 개를 건네받았습니다.
붕어빵은 참 신기한 음식입니다.
물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돈 천 원으로 구입이 가능한 게 신기하고,,,
입에 베어 물면,,, 표면에서 느껴지는 구수한 기름 내음...
붕어틀 틈사이를 비집고 나온 이바리의 절대적인 바싹함...
그리고 밭앙금의 촉촉한 따뜻함...
몇 년 만에 먹어도 한입 베어 물면 바로 추억의 그맛이 생각나는 음식입니다.
"그래,,, 이게 붕어빵 맛이지,,,,"
지금처럼 신촌에서 먹든, 홍대앞에서 먹든, 저희 동네인 안양에서 먹든...
그 맛이 한결같은 것도 붕어빵의 매력입니다.
그런 탓에 온갖 종류의 화려한 디저트들로 입맛이 고급화된 요즘에도 붕어빵은 겨울만 되면 생각나는 소울푸드로 우리 곁에 남아있는 듯합니다.
붕어빵을 베어 물면서 길을 걷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막 시작한 이 강의가 붕어빵 같은 강의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단돈 천 원에 불과하지만 많은 분들의 소울푸드로 남아있는 붕어빵처럼, 무료강의이지만 참가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소울푸드 같은 소중한 강의... 그런 강의가 되도록 한번 노력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리고 회사라는 거대한 보호막에서 벗어나더라도 이렇게 혼자서 기획하고, 준비하고, 의미 있는 일을 만들어 해내는 제 자신이 대견스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붕어빵 한 개로 에너지가 충만해진 모양입니다.^^
집에 돌아와서 다음 강의는 3월 29일로 잡고 강의실 예약을 마쳤습니다.
(원래 일정으로는 3월 22일이지만, 그날 2박 3일로 교회 청년부 제주 워크샵이 계획되어 있어서 1주일 연기했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신청을 해주면 좋겠다는 희망과 함께...
PS : 어제 휴가를 내고 참석하신 박과장님이 감사하게도 강의 후기 보내주셨습니다.^^
3회차 강의에 참석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 참조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