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2021년 11월에 37년 다녔던 직장을 퇴직했습니다.

퇴직 이후에 이런저런 갈지자 행보도 있었지만, 은퇴 설계 전문가로 은퇴를 예정하고 계신 분들에게 경험을 통해 배운 정보를 나누는 일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방법으로 책도 쓰고 블로그도 하고 강의도 하고 있죠. 

자칭 '우아한 N잡러'.....

 

오늘 아침에 운동을 하다가 퇴직 2년 10개월 차,,, 어느 하루를 기록해 보자는 생각이 떠 올라서 평소 쓰지 않던 일기를 써 보았습니다. 날짜는 2024년 8월 23일 (금요일), 일기입니다.

 


 

기상과 아침 운동

아침 7시,,, 핸드폰에서 기상나팔 소리 같은 알람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젯밤에도 예외 없이 지속된 열대야,,, 더위 때문에 숙면을 취했다고 하긴 어려운 밤이었다. 하지만 알람소리에 습관처럼 눈이 떠졌고 핸드폰을 집어 들고 카톡을 열어 교회 유튜브에 올라온 QT영상을 청년부 멘토 단톡방에 올렸다.

 

챗 GPT에게 물어보니 이런 작업을 윈도우 스케줄러와 파이션 코딩으로 자동화할 수 있다고 했는데,,,,

아직은 이런 아침 루틴이 좋아서 그냥 그대로 수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6분 분량의 QT 영상을 듣고 (영상이지만 그냥 오디오 내용이라 듣는다고 표현했다), 침대에서 나와 러닝복으로 갈아입고 생수를 채운 물통을 들고 현관문을 나섰다.  

 

아침 조깅 코스는 편도 3.5 킬로 코스로,,, 안양의 3대 계곡 중의 하나인 삼막사 계곡 길이다.

코스의 반 정도는 오르막으로 되어 있고, 코스 내내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어서 따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아도 되는 피부 친화적 코스다. ^^

 

시속 7~8킬로 내외의 저강도 건강 조깅을 하기 때문에 숨은 차지 않지만 그래도 땀으로 흥건히 젖는다.

반환점을 돌아서면 내리막 길이어서 무릎 보호를 위해 그냥 걸어서 내려오고 있다.

 

잠시 시민 운동 공원에 들러 까치발 들기, 스쿼트, 푸시업을 각각 100개 정도하고 (오후에도 같은 분량의 근력운동을 하면 딱 좋을 것 같은데 매일 까먹고 있다..^^),,,, 다시 달려서 집에 까지 오면 총 7킬로, 그중에서 약 5킬로는 러닝을 한 것이다.

 

샤워를 끝내고 땀에 젖은 러닝복을 손빨래해서 널고 나오니 아침 식사 준비를 끝낸 아내가 주방에서 화사한 얼굴로 맞이했다. 우리 첫 대화는 늘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혀 짧은 발음으로 시작한다..."짜기,잘 짰쒀? ㅋㅋ".

6학년 1반 동갑내기 부부의 대화로는 좀 닭살이긴 하지만 뭐 어때, 우리끼린데...^^

 

오전 자유 시간

아침 식사까지 끝나고 나면 대충 10시 정도...

아내에게 12시에 만나자며 윙크를 건네고 서재로 향했다.

오전 두어 시간은 온라인으로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을 하거나 그냥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는 시간이다.

 

오늘은  경기도 베이비부머 정책 기자단 활동을 통해 올린 블로그 글에 대한 피드백을 확인하고 수정이 필요한 부분을 수정했다.  그리고, 챗GPT를 이용해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파리 한 달 살기의 일정 잡는 일을 대충 끝냈다.

챗 GPT로 1차적으로 만든 일정표는 아래와 같다.

 

만일 내 스스로 이 일정안 만든다면 여러 권의 책을 읽어가며 며칠이 걸렸을 일인데,,, 챗GPT를 활용하니 이렇게 한 시간도 안 돼 꽤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만들어졌다.

 

챗 GPT는 명령 (Prompt)을 잘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직장 다닐 때 아랫사람들을 많이 부려 본 사람이 쳇 GPT 사용을 잘할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부하 직원을 그냥 윽박지르는 것이 아니라,,,,세세하게 분석적으로 업무 지시를 잘 내리는 사람 말이다. 

 

오늘은 월급날 

핸드폰을 체크해 보니 월급이 입금되었다는 DM이 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23일,  나의 평생 월급, 즉 연금이 입금되는 날이다.

따로 일을 하지 않아도 이렇게 정한 날짜에 자동적으로 입금되는 월급을 계속 받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한 달 생활비가 이 월급 내에서 관리되도록 하는 것이 은퇴자에게는 제일 중요한 일 중에 하나이다. 이전처럼 따로 저축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 수입과 지출이 균형을 맞추면 되는 것이다.

 

아내와 성경읽기, 그리고 점심 식사

약속한 12시에 거실로 나갔다. 

안방에서 자신의 시간을 갖던 아내도 시간에 맞춰 거실로 나왔다. 

퇴직하고 매년 성경 1독 (구약과 신약을 한번 읽는 것) 하는 것이 우리 부부의 목표인데,  이를 위해 매일 성경 4장 ~ 6장을 같이 읽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우리 부부의 경건의 시간인 셈이다. 

은퇴 부부가 같이 가족과 공동체, 그리고 국가와 인류를 위해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특권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후에 서울 신촌에서 은퇴설계 무료 강의가 있어서 2시 반 경에는 집을 나서야 하기 때문에 점심은 간단히 먹자고 했다. 그래서 결정한 메뉴는 그야말로 초간단... 양쟁이 비빔밥...

한 명이 요리를 하면 다른 한 명은 밥상 차리고 설거지하기,,, 언제부턴가 거의 완벽하게 분업화된 우리 부부의 국룰이다...^^

 

은퇴설계 무료강의 

이번이 8번째 무료강의였다.

강의실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근처의 공유 회의실로 6인실의 소형룸으로 3만 원이면 빌릴 수 있는 공간이다.

이번 강의도 정원인 3명이 모두 신청해서 별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참석자는 남자분이 두 명_한 분은 두산, 다른 한 분은 LG를 다니시는 50대 초반과 중반의 분들이었다. 공통점은 두 분 다 곧 명예퇴직 예정이라고 하셨다. 다른 한분은 여성분이신데 교직에 계시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퇴준비를 하기 위해서 수강 신청을 하셨다고 한다.

 

강의를 마치고,,, 세 분 모두 강의 내용이 매우 도움이 되었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셨다. 아래는 세 분의 간단한 소감들이다.

 

"퇴직을 앞두고 막연하고 불안한 마음이 컸었는데, 강의를 통해서 어느 정도 해소가 되는 느낌이었고, 한편으로는 조금 늦게 은퇴준비를 하게 되어 후회도 됩니다. 하지만 금일 강의를 시발점을 삼아 차근차근 준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40대 말 50대 초반, 정말 중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늦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번 강의를 기회로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은퇴 후의 삶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경험을 진솔하게 공유해 주셔서 재미있었습니다."

 

두 시간 강의를 끝내고 아쉬웠는지,,,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해서 은퇴 관련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 식사를 한 후 헤어졌다. 명퇴를 앞둔 두 분 모두 준비를 잘하셔서 인생 후반전 멋진 출발을 하셨으면 좋겠다.

 

저녁 운동과 하루 마감

9시경에 집에 돌아와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저녁 운동을 나섰다.

매일 하는 운동이어서 하지 않으면 뭔가 찝찝한 느낌이 남아 있어 좀 늦은 시간이었지만 운동을 나섰다.

평소처럼 5킬로를 뛰고, 5킬로를 걸었다.

오전 운동과 합하면 오늘 총걸음수는 24,000보 정도였다. 하루를 마감하면서 뭔가 꽉 채운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보통 은퇴 준비를 하거나 평가를 할 때 재무, 일, 여가, 가족, 대인관계, 건강의 6대 요소가 균형을 이룬 조화로운 삶을 이야기합니다.  2024년 8월 23일_크게 내세울 것은 없는 은퇴자의 평범한 하루였지만 이 6개 영역이 잘 균형을 이룬 하루였다고 제 스스로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 재무 :  은퇴 전에 준비한 평생월급을 받은 하루였고
  • 일 : 돈벌이는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는 저만의 콘텐츠를 갖고 후배들에게 강의를 했고 또 좋은 피드백도 받았습니다.
  • 여가 : 오늘은 특별한 여가 활동은 없었지만 챗gpt로 파리 여행 일정을 세운 것도 여가라면 여가활동..
  • 가족 : 아내와는 같이 기도하는 시간도 갖고 평소처럼 잘 지낸 하루...
  • 대인관계 : 강의를 통해 새로운 인연들을 알게 되었고
  • 건강 : 오전, 오후 일상 루틴으로 들어온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은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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