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한달살기' 시리즈의 제목만 정해놓고 글을 한동안 못쓰고 있네요.
약간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실상은 게을러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인 듯합니다.
오늘 문득 달력을 보니 벌써 1월 20일, 세월이 참으로 빨리 지나갑니다.
발동이 느린 편인 저는 오늘 아침부터 운동도 다시 시작하고 하루 일정 스케줄도 세워가며 마음을 다잡아 보았습니다.^^
파리에서 귀국한 지도 두 달 하고도 보름이 지나 글을 쓰려니 이미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도 있네요...^^.. 앞으로 열개 정도의 글을 더 쓰고 이번 여행기를 마무리할까 생각 중입니다.
오늘은 피렌체 여행 중에 메인 일정에는 없었지만 특별히 좋았던 2곳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Opificio delle Pietre Dure"라는 대리석 상감 미술 박물관과 "Odeon"이라는 서점입니다.
제가 앞에 '대리석 상감 미술 박물관'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아주 잘 알려진 박물관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말이나 영어로 잘 정리된 레퍼런스 자료는 없어 제 임의로 정의를 해보았습니다.
Pietre Dure라는 것이 대리석과 같은 유색의 돌을 잘게 잘라서 이들의 색상과 질감, 광택을 이용해서 표현하는 모자이크와 같은 미술을 이야기합니다. Opoficio는 이탈리아어로 공방을 의미하는데, 예술품을 보존, 연구, 전시하는 이탈리아 문화유산부의 공공 연구소를 가리킨다고 하네요.
그러므로, Opificio delle Pietre Dure는 Pietre Dure 예술품을 보존, 연구, 전시하는 곳이라고 해석이 되겠네요.
Pietre Dure라고 하면, 아래와 같은 작품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물감으로 그린 회화로 보이는데, 두 작품 모두 고유 색상을 지닌 돌들을 얇게 세공해서 마치 모자이크나 퍼즐 붙이듯이 한 개 한 개 이어 붙여서 만든 작품들입니다. 마치 우리의 나전칠기와 비슷한데 전복껍데기가 아니라 돌을 이용한 것이죠.
작품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그 정교함과 섬세함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피렌체 하면 떠오르는 영화인 '냉정과 열정사이'는 예술품 복원을 하는 장인들의 이야기가 기본 소재인데, 장르는 다르지만 장인들의 도시 피렌체를 느껴볼 수 있는 박물관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피렌체에 머무는 마지막 날에 이 박물관을 방문했습니다.
우피치 미술관을 예약하면서 1인당 38유로인 우피치 통합권을 예약했는데, 이 통합권으로 갈 수 있는 곳은 잘 알려진 대로 우피치 미술관(Uffizi Gallery), 피티궁전(Palazzo Pitti), 보볼리 정원(Boboli Gardens)입니다. 그런데 티켓 안내문을 자세히 읽어보니까 "Musium of the Opificio delle Pietre Dure"도 무료입장이 가능한 것으로 표현되어 있더군요.
피렌체에는 월요일 오전에 도착해서 이미 5일을 머물렀기 때문에 마지막 날인 6일째가 되니, 특별히 갈 곳이 마땅찮아 큰 기대 없이 이 박물관으로 행선지를 찍고 이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규모는 작지만 별 5개에 별 5개를 주고 싶을 정도로 좋은 박물관이었습니다.
1층에는 다양한 Pietre Dures 작품들이 잘 정리되어 전시되어 있었고, 2층에서는 이들을 만드는데 필요한 공구나 장비들을 둘러볼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Pietre Dure를 만드는 과정을 알기 쉽게 영상으로 만들어서 상영하고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둘러보는데 두 시간 정도면 충분하므로, 피렌체를 방문하시면 "Musium of the Opificio delle Pietre Dure"를 꼭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우피치 통합권이 없더라도 현장에서 입장권을 구입해서 입장할 수 있습니다. (입장권은 1유로 이하인 것으로 기억함)
한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때로는 지친 발걸음을 쉬게 해 줄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럴 즈음에 대부분의 경우는 카페를 들르게 되죠.
그래서 도시 곳곳에 있는 예쁜 카페는 여행자들에게는 오아시스와 같은 공간입니다.
그런데, 피렌체에는 카페 외에도 아주 멋진 오아시스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오데온(Giunti Odeon)이라는 극장 겸 서점입니다.
브루넬레스키(Brunelleschi)가 설계했다는 이 유서 깊은 르네상스식 건물은 오랫동안 극장으로 이용되다가 최근에 서점으로 탄생한 곳입니다. 1층에는 서점으로 사용되고 있고, 2층은 극장의 좌석이 원형으로 비치되어 있고 대형 스크린에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습니다. 사진이 아주 예쁘게 나와서 인스타 핫플로도 유명합니다.
정말 좋은 점은 입장료가 무료라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분들이 이곳에 와서 영화도 보고, 혹은 노트북을 가져와서 작업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더군요.
저희들은 두 번 정도 이곳에 들러서 피곤도 풀고, 사진도 찍고, 화장실로 무료로 이용했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