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시에서는 가끔 동네 단위에서 진행되는 벼룩시장을 마주치게 됩니다.
아마도 이런 벼룩시장은 시청이나 구청에서 플랜을 가지고 운영하는 것이고, 어떤 매체를 통해서 일정을 공고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 같은 이방인은 그것까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계획을 가지고 방문하기는 어렵고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것을 행운이라고 표현하곤 하죠.
이번에 파리에 한 달 동안 머물르면서 세 번 정도 이런 행운과 조우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에 한 번은 파리 16구 르꼬르뷔지에(Le Corbusier) 건축 테마 탐방을 하던 날이었는데, 어느 큰 성당에서 자선행사로 오래된 골동품이나 중고품을 판매하는 행사였습니다.
오래되어 보이는 그림들이 많이 보였고, 몇 점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서 탐이 났습니다.
하지만 사이즈가 너무 커서 가지고 올 방법이 적당치 않아 포기하고 돌아서려는데, 마침 작은 그림 한 개가 눈에 띄어 구입했습니다.
오래된 고성을 그린 판화 그림인데, 가격이 액자를 포함해서 9유로에 불과해서 망설이지 않고 구입했습니다.^^
나머지 두 번의 벼룩시장과의 조우에서는 아쉽게도 득템의 기회는 없었네요..^^
그러다가, 파리 일정을 거의 마무리할 무렵에 하루 일정을 내어 벼룩시장을 다녀왔습니다. 이전처럼 불규칙하게 열리는 것이 아니라 상설시장을 방문하기로 했죠.
파리에는 몇 군데 상설 벼룩시장이 있는데,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이 방브(Vanves) 벼룩시장입니다.
지하철 13호선 La Porte de Vanves역 2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어 찾아가기가 쉽습니다. 평일에는 열리지 않고 주말 07:00~14:00에 열리는데, 골동품과 빈티지 소품들이 많이 나옵니다.
Marché aux puces de la Porte de Vanves · 21 Av. Georges Lafenestre, 75014 Paris, 프랑스
★★★★★ · 시장
www.google.co.kr
이런 벼룩시장을 갈 때는 구입 아이템과 예산을 분명히 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쇼핑이 재미있고 쓸데없이 과소비하는 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집안에 전시할 '천사'를 주제로 한 인테리어 소품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왜 천사냐고요? 제 아내가 천사라서 제가 천사를 좋아합니다..ㅎㅎ
농담이고 집에 천사와 관련된 소품들이 몇 점 있어서 이들과 같이 놓아두면 좋을 것들을 고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방브 벼룩시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큽니다.
그림, 책, 식기, 도자기, 조각,,, 워낙 다양한 골동품과 빈티지 제품들이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2~3시간이 후딱 지나가더군요.
그런데, 저희들이 찾던 '천사'와 관련된 소품은 눈에 잘 띄지 않고 어렵게 발견하면 가격이 저희 생각보다 훨씬 비싸서 약간 실망하던 차에, 마침 철수하려던 좌대 위에서 작은 천사상을 발견했습니다.
모두 3개인데, 그중에서 2개는 Pair였습니다.
황금색이 칠해져 있었는데 들어보니 제법 묵직한 것이 석고로 만든 듯했습니다.
상태가 깨끗해서 가격이 좀 될 것으로 예상하고, "C'est combien?"하고 물어봤습니다.
"Deux sept euro"라고 하더군요.
2개에 7유로!!!,,, 너무 싼 느낌에 깜짝 놀라서 가격을 다시 확인하고 달라고 했습니다.
가격을 치르면서 나머지 한 점은 얼마냐고 물었더니,,,
그 아저씨 눈을 깜박이며 "C'est un cadeau.", 우리 말로 "그건 선물"이라고 하더군요.
오전 한나절 재미있게 벼룩시장도 구경하고, 저희가 원했던 천사상도 저렴하게 득템 했으니 방브 벼룩시장 여행은 성공한 셈입니다.
이때 구입해 온 아이템은 지금 저희 집에 이렇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파리 여행 중에 벼룩시장에 한번 들러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글을 쓰면서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아래 사이트를 활용하면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벼룩시장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카테고리는 "자유시간" → "쇼핑과 패션"입니다.
https://www.sortiraparis.com/ko/palieseo-hal-il/paesyeon-syoping
파리와 일드프랑스의 쇼핑과 패션: 모든 뉴스와 할인 정보
www.sortiraparis.com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