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나는 국민연금 말고 따로 준비한 연금은 없어."
"퇴직연금은 그대로 두고 있는 중인데, 당장 인출할 일은 없을 것 같아."

은퇴 후 자산 운용과 관련해 흔히 듣는 말들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73세가 되면 반드시 일정 금액 이상을 인출해야 하는 제도,
바로 RMD(Required Minimum Distribution, 최소 인출금)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이 제도는 단순히 “돈을 꺼내 쓰라”는 강제적인 요구로만 볼 수 없습니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세금이나 과태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반대로 미리 계획을 세운 사람에게는 오히려 절세의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RMD란 무엇인가?

미국의 세금 유예형 은퇴계좌(401(k), IRA 등)는
납입 시 세금 혜택을 주는 대신,
언젠가는 반드시 세금을 내야 하는 구조입니다.

 

정부는 사람들이 그 계좌에서
평생 꺼내지 않고 자산을 쌓기만 할 경우,
세금을 거둘 기회를 영영 놓치게 됩니다.

그래서 일정 나이가 되면,

“이제 그동안 혜택 받은 돈, 조금씩은 쓰기 시작해라”는 신호로
강제 인출을 요구하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RMD, 최소 인출금 제도입니다.

 

현재 기준으로는 만 73세부터 시작되며,
계좌 잔고와 기대수명에 따라 매년 인출해야 하는 금액이 계산됩니다.

"나는 안 쓰고 모아두고 싶은데?"
그럴 수 없습니다.
정해진 금액 이상을 인출하지 않으면 벌금 수준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2024년 기준, 미인출액의 25%가 과태료로 부과됩니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인출하지 않았다면,
무려 250만 원이 벌금으로 부과되는 셈입니다.

 

한국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우리는 미국에 안 사는데, 왜 이걸 알아야 하죠?"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힌트가 여기에 숨어 있습니다.

 

한국의 IRP(개인형퇴직연금), 연금저축 역시 세액공제를 통해 세금을 이연하는 구조입니다.
즉, 납입 당시 세금 혜택을 받고 인출 시 과세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언제, 얼마를, 어떻게 인출할 것인가’에 따라 세금 차이가 발생합니다.

 

게다가 한국도 일정 시점이 되면
연금 형태로 나눠 받지 않으면 세금이 중과되거나
퇴직소득세 감면이 줄어드는 제도가 있습니다.

 

즉, RMD는 미국 제도이지만,
그 기본 개념(세금 유예 후 인출 시 과세)은 우리 제도와 매우 닮아있고,
인출 전략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거의 동일
합니다.

 

 

왜 미리 준비해야 할까?

RMD는 단순한 규정 그 이상입니다.
세금 전략자산관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미국에서는 다음과 같은 실수가 자주 발생합니다.

  • 다른 소득과 겹쳐 고세율 구간으로 진입
  • 연금 수령액이 건강보험료(Medicare)를 올림
  • 한 해에 몰아서 인출하다 과세 부담 증가

 

하지만 사전 준비가 있다면
세율이 낮은 시기에 미리 일부를 인출하거나
소득이 적은 해에 전략적으로 꺼내 쓰는 방식으로
전체 은퇴 자산의 수명을 늘릴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한국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퇴직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IRP를 연금으로 수령하거나,
종합소득세를 고려해 연금저축 일부를 조정하는 등의
'인출 시나리오' 설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마무리하며

우리는 미국처럼 73세에 강제로 연금을 인출해야 하는 제도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금을 가만히 두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에겐
퇴직연금, 연금저축, 국민연금 등 다양한 연금 자산이 존재하고,
그 인출 시점과 방식에 따라 세금 부담이나 건강보험료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인출 전략이 더욱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퇴직소득세를 감면받기 위해 IRP를 연금 형태로 수령하거나,
소득이 적은 해에 연금저축 일부를 먼저 인출해
종합소득세 부담을 낮추는 방식은 실제 절세에 도움이 되는 전략입니다.

 

또한 일정 연령 이후 국민연금 수령액이 늘어나면서
건강보험료가 함께 올라가는 구조를 경험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렇기에 연금은 ‘언제부터 받느냐’보다
‘언제, 얼마나, 어떤 순서로 인출하느냐’가 핵심입니다.

 

지금은 연금 납입만으로 안심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인출까지 설계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종합적인 은퇴 전략,
이제는 준비하셔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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