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작년부터 아이폰 라이트닝 포트가 없어질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들이 간간히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대만이나 중국에서 활동하는 애플 관련 애널리스트들이 현지의 정보들을 취합해서 자신이 SNS 계정들에 올린 것들이 뉴스화 된 것들입니다.

 

대표적인 분이 대만의 밍치쿼(郭明錤)입니다.

내년 모델부터 라이트닝 포트가 없어져서 유선 연결이 사라지고 무선 충전과 무선 이어폰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금년 하반기에 출시될 아이폰12에는 그동안 기본 액세서리로 제공되던 유선 이어폰과 유선 충전기가 빠진다는 뉴스가 거의 확정적으로 들리는 것을 보면 밍치쿼(郭明錤)가 한 이야기와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이 부분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 시발점은 어제 발표된 퀄컴의 "퀵차지 5.0" 규격 때문이었습니다.

퀄컴의 퀵차지5.0은 100W 이상의 충전 용량을 제공해서 4,500mAh의 배터리를 5분이면 50% 이상 충전할 수 있고, 15분 이내에 완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대단한 충전 속도입니다.

 

중국의 휴대폰 업체인 오포(Oppo)가 125W 충전기를 발표한 지 불과 보름도 지나지 않은 시점입니다. 이들이 아니더라도 다음 달 시판할 갤럭시 노트20은 45W 충전용량을 지원할 것이라는 소식도 있습니다.

충전 용량과 충전 속도면에서 업체간의 경쟁이 시작된 느낌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유선 충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무선 충전과의 갭(Gap)이 점점 커진다는 점입니다.

 

무선 충전은 대부분 Qi 규격을 따르고 있고 최대 전송 용량이 15W입니다. 현재 규격이 Qi 1.2이고 내년에 발표된 Qi 1.3도 충전 용량은 동일하게 15W이면서 충전기와 스마트폰 사이에 상호 인증 (Authentication) 절차가 추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선 충전과는 다르게 무선 충전은 충전 속도를 올리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15W가 최대 속도이고 발열 문제 등이 심해서 애플 같은 경우는 고속 충전을 7.5W로 Down spec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발열이 가장 큰 이슈입니다.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선 충전기에 냉각 팬을 단 모습

 

그뿐 아니라 충전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코일을 더 키워야 하는데 스마트폰의 사이즈 등을 고려할 때 물리적으로 한계에 부딪히는 부분도 매우 치명적인 요소입니다.

유선 충전이 25W 정도이면 무선 충전기와 10W 정도의 갭(Gap)으로 참을 만 하지만, 유선이 45W / 100W / 125W가 된다면 무선 15W와 격차는 스펙으로서 인내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유선 충전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면 무선 충전 필요성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무선 충전은 단순히 보조 충전 수단만 남을 것이고, 그 입지마저도 점점 작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정도에서 이 논리를 애플 아이폰에 한번 적용을 해 봅니다.

 

아이폰은 충전 용량이나 속도면에서 안드로이드보다는 보수적인 편입니다. 아이폰 11 고속 충전 스펙이 18W이고 무선 고속 충전은 7.5W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퀄컴을 필두로 한 안드로이드 진영의 유선 충전 속도가 올라가면 아이폰도 어느 정도 경쟁력 있는 스펙 조정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선 충전으로는 15W 이상 올리는 것은 기술적으로 한계가 크다는 말씀을 앞에서도 드렸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애플이 라이트닝 포트를 삭제하고 무선 충전만으로 갈 것이라는 가설이 의문점에 이르게 됩니다.

 

삼성이나 화웨이폰이 45W, 60W, 70W인데 애플만 무선으로 15W를 고집하는 것은 아무리 애플 팬덤이 강하더라도 참기 어려운 스펙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애플이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이므로 Qi 규격을 무시하고 독자적인 무선 충전 기술로 치고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 기술적인 난제만 극복한다면 애플로서는 충전 관련하여 자신만의 생태계를 새롭게 만들 수 있으므로 (지금은 Qi 기반의 수많은 무선 충전기 업체와 시장을 공유 중임), 에어팟에서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황금 시장을 열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기술적인 장벽이 꽤 높으므로 현재점에서 Most-likely 시나리오는 라이트닝 포트를 USB Type-C로 변경하는 선에서 당분간 충전 포트를 계속 유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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