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이 참 빨리도 지나갑니다.
벌써 마지막 주이고 다음주 목요일 (6월 16일), 딱 한달을 채우고 돌아갑니다.
지난주 이야기는 아래 링크 참조하세요.
퇴직을 하고 은퇴 생활을 시작하면 많은 분들이 느긋하고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동경하게 됩니다.
그래서 귀촌 귀농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되고 실행에 옮기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제 시골에서 살아보신 분들 중에는 시골에서의 삶이 마음속에 그리던 것과 달라 성급한 선택을 후회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이번에 제주 한달살기를 해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일년에 한 두번 제주와 같은 곳에서 한달살기를 하면서 노후를 보낸다면, 주 생활은 도시기반으로 하면서 전원생활에 대한 욕구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타협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용적인 면에서 보더라도 전원주택이나 토지구입에 막대한 노후 자금을 투입할 필요없이 월 1~2백만원 정도 (숙소와 배삯 정도가 추가로 들어가는 것이므로,,, 나머지 생활비는 동일하게 들어간다고 가정)만 들어가면 되므로 리스크가 적은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은퇴후 라이프 스타일로 선택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솔루션이 될 것같습니다.
① 22일차 (한라산 수목원)
한라산 수목원은 숙소에서 27킬로미터 정도 거리에 있으니 이번 한달살기 여행 중에서 가장 먼 곳에 있었던 곳 중의 하나였습니다. 제주에서는 고속도로와 다름없는 평화로 (1135번 도로)로 바로 연결되니 편리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한라산 수목원과 제주 도립 미술관을 같이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한라산 수목원이 좋아서 하루를 그곳에서 보내다 돌아 왔습니다. 수목원이 잘 가꿔진데다 시민 친화형으로 운영되어 주변에 사시는 분들이 운동삼아 많이 나오시는 듯 하더군요.
그런것 보면 관악산 서울대 수목원은 뭔 이유로 폐쇄형으로 운영하는지 ???,,, 등산을 하면서 관찰해 보면 내부에서 특별한 연구를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결국은 국민들 세금으로 운영되는 수목원이므로 독점하지 말고 시민에게 온전히 개방하여 운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나무 숲에서 아내의 사진을 많이 찍어 주었는데 제법 괜찮은 사진이 많이 나와 아내도 꽤 만족하는 듯....^^
인물 사진도 포즈 연구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② 23일차 (올레길 6코스 일부)
서귀포 허니문 하우스에 파킹을 해 두고 보목포구까지 왕복으로 갔다옴.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소천지', 날씨 좋은 날에 소천지의 물에 한라산이 비친다고 함.
쉬엄쉬엄 다녀왔는데 4시간이 걸렸음.. 돌아오는 길에 올레시장에 들러서 회를 사외서 저녁을 대신함.
③ 24일차 (안덕계곡과 화순곶자왈)
안덕 계곡과 화순 곶자왈은 모두 안덕면에 있고 4킬로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패키지로 함께 다녀오면 좋습니다.
두 곳 모두 블로그나 SNS등에는 잘 소개되지 않아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숨은 보배 같은 곳이랍니다.
안덕 계곡은 제주 최고의 계곡이라고 하는데, 그 평가 기준이야 잘 모르겠지만 큰 산도 없는 동네 인근에 이런 기암괴석과 수풀로 구성된 계곡이 숨어 있다는 것이 놀랍더군요. 화산 폭발과 용암으로 형성된 제주이니까 가능한 자연 환경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육지에서 이런 수준의 계곡을 보려면 도심에서 몇시간을 가야 찾아 볼 수 있겠지요.
코스는 비교적 짧아서 30분 정도면 다 돌아 볼 수 있으니 부담없이 다녀 올 수 있습니다.
화순 곶자왈도 안덕면 면소재지 인근에 있는데 만일 저희들이 안덕면에 산다면 매일 나와서 산책을 하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몇 개 코스가 있지만 긴 코스로 걸어도 한시간 정도면 충분한 규모이고 수풀로 햇볕이 완전히 차단되므로 여름에도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답니다.
④ 25일차 (제주 도립 미술관)
"엄마, 가짜라서 미안해요."라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국내 대표 극사실화 작가 39명의 작품전입니다. 이전에 유럽 미술관에서 왕궁화가들이 주로 그렸던 마치 사진을 찍은 것과 같은 극사실화를 보며 표현력에 감탄했었는데 국내에도 이런 화풍의 작가들이 많이 있다는데 놀랐습니다.
그리고 제주를 대표하시는 작가 중에 한 분이신 장리석 화백의 초대형 대작 (1000호 크기)인 '바다의 역군'이 이번에 도립 미술관에 기증되어 이를 기념하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제주 해녀들의 모습을 작가 특유의 거칠고 투박한 느낌으로 잘 표현한 대작이더군요.
⑤ 26일차 (토요일, 차귀도 일몰)
때마침 제주에 오신 지인분을 만나서 같이 점심 식가를 하고 황우치 해안에 있는 카페 '원앤온리'에 들러 커피를 마셨습니다. 카페가 매출이 왠만한 중소 기업 수준은 될 듯합니다.
SNS가 활성화되면서 부익부 빈익부의 쏠림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현장이었습니다. 어쨎든 카페의 좋은 풍광과 사람 구경을 원없이 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쉬다가 저녁 시간에 맞춰 차귀도로 가서 멋진 일몰을 보고 왔습니다. (일몰 포인트 : 차귀도 해경 초소앞 주차장)
⑥ 27일차 (일요일, 군산 오름)
어제 밤에 계속 비가 내렸는데 비가 오전 내내 계속됨.
오전에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숙소에서 쉬다가 오후 늦게 동네의 '서광동리 곶자왈'을 한바퀴 돌고, 내친김에 '군산 오름'까지 다녀옴.
군산 오름은 차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올라가는 길이 협소해서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차를 만나면 꽤 당황하게 됨. 가능하면 오름 아래에 주차하고 걸어 올라가는 것이 마음편함.
군산 오름 정상에서의 뷰도 좋았는데 아쉽게도 하늘이 흐릿해서 깨끗한 전경을 감상할 수 없었음.
⑦ 28일차 (올레길 8코스)
제주는 커피값이 좀 비싼 동네입니다. 뷰가 좋은 카페에 들어가면 부부가 커피 한잔에 빵 한조각 먹으면 최소 1.5~2만원은 들어가니 매일 그렇게 지출하면 커피값만 해도 꽤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는 이 비용을 줄여 보기로 하고 네스프레스 커피 머신와 캡슐 커피 120개를 가지고 갔습니다.
커피를 내려 보온병에 넣어 다니다 전망 좋은 곳이 있으면 캠핑 의자를 꺼내 커피를 마시는 것도 꽤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행 도중에 분위기 좋아보이는 카페를 여러곳 들르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 특별히 좋았던 곳이 박수기정 앞에 있는 '카페 루시아'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카페 루사아에서 브런치를 먹고 쉬다가 거기서 출발해서 올레길 8코스, 논짓물까지 갔다왔습니다.
올레길을 걷는 내내 바람이 거세고 비가 내려서 우비를 입고 걸어야 했는데,,, 나름 기억에 남을 분위기 였습니다.
⑧ 29일차 (추억의 숲)
서귀포 사색의 숲 옆에 있는 추억에 숲에 갔다가 사일리 해변에 가서 차박 모드로 쉬다 옴.
사일리 해변의 뷰는 "Goooooooooooooood~~"
⑨ 30일차 (2022년 6월 15일 수요일, 마지막 날)
여행 마지막의 이정표로 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배편을 예약해 두었는데 선착장으로 출발하려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선박 고장 때문에 모든 배편이 취소되었답니다. 잠시 멘붕~~~
마라도에서 짜장면을 먹기로 했는데.... 고민을 하다가 저희들이 맛집으로 꼽았던 한경면 면사무소 옆에 있는 중식당 (맛씸)에 들러 짜장면과 해물짬뽕을 먹고 신창 풍차마을 해안에서 바다멍을 하다가 들어왔습니다.
내일 아침 11시에 체크아웃을 해야 해서 중요한 짐정리를 마치고 저녁 식사 후에 마지막 날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항우치 해안으로 나가 해안을 거닐고 있는데 팬션 사장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마지막 날이니까 치맥 파티라도 하자고... 그래서 사장님, 2호실 내외분과 함께 밤 11시까지 맥주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아쉬운 제주 한달살이의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좋은 분들과 좋은 인연을 쌓을 수 있어서 귀한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한달살기는 숙소 기준으로 반경 30킬로미터 이내를 여행하며 다녔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예 제주 동쪽으로는 가질 않고 제주 서남부 지역에서만 지냈습니다.
지내고 보니 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이는 다음에 제주 동부지역 한달살이를 다시 오는 것으로 것으로 정리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