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은퇴 세대에 대한 각종 통계 지표는 매우 암울합니다.
몇 가지를 열거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노인 빈곤율 1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노인빈곤율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한 것은 꽤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한 해가 1996년인데 아마 그때부터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 도표는 2011년 것으로 2위인 멕시코에 압도적인 격차(ㅠㅠ)를 유지하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2) 노인 취업률 1위
2021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의 취업률이 34.95%로 이 역시 OECD 회원국들 가운데 단연 1위로 전체 평균(15.0%)의 2배를 넘는 수준입니다. 이웃나라인 일본에 비해서도 10% 정도가 높은 수치입니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 바람직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한 열악한 노동시장 참여 비율이 높다는 것이 씁쓸한 현실입니다.
3) 연금제도 평가 : 47개국 가운데 42위
제 블로그에서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자선운용사인 머서(MERCER)와 글로벌 투자전문가 협회(CFA)가 매년 평가하는 글로벌 연금지수(MCGPI)에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 47개국 가운데 42위로 최하위권으로 나타났습니다.
획득한 점수가 51.2점으로 '전반적으로 유용하지만 위험성과 약점이 존재하고,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연금제도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라는 코멘트가 부여된 C등급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현재 은퇴세대는 우리나라의 급격한 산업화 시기 (낮은 임금과 열악한 고용환경)를 지나며 부모와 자녀를 부양하며 힘들게 살아왔고 급속한 수명 연장을 예측을 못한 채 은퇴를 맞이한 세대입니다. 사회발달 과정상 충분한 은퇴 준비가 어려웠던 만큼 위와 같은 저조한 평가가 당연한 결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사회적으로 성숙해 가면서 복지사회에 대한 욕구와 기대가 커지기 시작했고 이에 부응해서 안정된 노후 준비를 위한 여러가지 제도적인 장치들이 도입되었습니다.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국민연금 : 1988년에 도입
2) 개인연금 : 1994년 6월에 개인연금 상품이 처음으로 출시되어 2000년 12월까지 판매됐고, 그 이후 연금저축으로 대체됨
3) 퇴직연금 : 2005년 12월에 처음으로 도입됨
4) 주택연금 : 2014년 7월에 도입
그 결과, 최근 언론에서 많이 보도되는 것처럼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긴 수급자가 증가하며 월 200만원에 가까운 고액 연금수령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퇴직급여 적립금 규모가 늘어나며 연금으로 수령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퇴직연금 수급을 개시한 계좌가 15조 5,113억원인데 이 중에서 연금으로 수령한 비율이 32.6%로 5조 639억원에 달함),
그리고 지난해 경우 주택연금 순가입자가 1만4,580명으로 급증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안정된 노후준비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들의 수혜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고려해 볼 때 앞으로 몇 년 내에 은퇴할 세대들은 좀 더 재정적으로 준비된 상태에서 은퇴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노후 삶에 대해서 좀 더 계획적이고 활동적인 플랜을 갖고 은퇴 시장에 들어오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은퇴 시장을 바라보는 좋은 인사이트(Insight)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