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이제 2023년도 4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월 초에 집중되어 있던 송년모임도 모두 끝났고 크리스마스도 지났으므로 연말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전 직장 다닐 때는 크리스마스가 끝나고 나면 연말 휴가에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잔여휴가 소진을 장려하는 회사 분위기도 있고해서 남은 1주일은 휴가를 내고 주로 제주도로 여행을 갔었습니다.

매년 이런 패턴이어서 아예 10월 경에 마일리지로 비행기 편을 예약해 두고 연례행사처럼 제주를 찾았습니다.

 

퇴직하고 매일이 휴가다 보니 이런 이벤트는 아쉽게도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제주 한달살기를 다녀와서 당장은 제주가 그립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눈과 상고대로 뒤덮인 환상적인 한라산의 겨울 풍광은 다시 경험하고 싶은 장면입니다. 

 

아내가 아침부터 외출을 나간다고 합니다.

구역 식구 심방이 있다고 하네요.

 

올 한해 아내는 참 바쁜 한 해를 보냈습니다. 교회에서 교구서기라는 직분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6~700명 정도되는 교구 식구와 교회일을 맡아 섬기는 일이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부담이 되는 일이 교구에서 발생하는 장례에 위로예배/입관예배/발인예배를 챙기고 참가하는 일이었습니다. 올해에만 해도 교구에서 25건 정도의 장례가 발생했습니다. 

장례식장이 가까운 곳도 있었지만 강원도, 전라도 등 먼 곳도 다녀와야 했습니다.

 

특히 장례는 언제 생길 줄 모르기 때문에 항상 비상대기조와 같은 상황으로 1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부부가 좋아하는 여행이나 캠핑도 올해는 거의 못 다녔습니다.

그래도 제 블로그에 포스팅한 것처럼 가끔 서울 근교 한나절 데이트로 아쉬움을 달랬으니 슬기롭게 지낸 거죠.^^

 

이제 나흘이 지나면 아내도 이 일을 내려놓게 됩니다.

 

깊은 신앙심과 싹싹한 아내의 성격으로 볼 때 내년에도 여러 부서에서 봉사를 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같이 여행을 다니고 하는 일에는 부담이 안 되는 일을 선택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은퇴한 제 입장에서 바쁜 아내와 지낸 1년은 나름 새로운 실험이었습니다.

 

저희부부는 같이 있길 좋아하는 타입입니다. 같이 있으면 행복한 60대 부부,,, 좀 오글거리나요.^^

 

그러나 문제는 특별히 할 일이 없으면서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 이것이 문제인 듯합니다.

은퇴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겪게 되는 문제이죠.

서재에 들어가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데 거실 소파에 앉아 혼자 TV를 보고 있는 아내를 생각하면 마음이 불편한 거죠.

이것을 극복하려면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찾아내야 하는 부담이 따릅니다. 뭔가 불편해지는 지점입니다.

 

올 한 해는 저보다 아내가 바빠서 이런 심리적 불편은 거의 없었습니다.

저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고.. 아내는 아내대로 기쁜 마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섬기는 일을 잘 해내었습니다. 은퇴부부의 라이프 스타일로는 꽤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좀 덜 바빠진 아내와 지내야 합니다.

변한 환경이지만 지금까지 해 온 걸 보면 아마 내년도 슬기롭고 지혜롭게 잘해낼 것입니다.

 

이제~,

1년 수고한 아내를 픽업하러 갈 시간입니다.^^

어제 변경한 카톡 프로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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