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어제 오후, 아내와 함께 최근 개봉한 에어리언 로물루스 (Alien Romulus)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평일 대낮에 영화관을 찾을 수 있다는 건 은퇴 부부만이 누릴 수 있는 작은 특권인 듯합니다. 😊

 

에어리언 시리즈는 SF 장르를 대표하는 작품인 만큼, 이번 로물루스도 2시간의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제작비가 8,000만 달러로 전작에 비해 적게 들었다고 하는데, 그 때문인지 출연진들이 젊어지고 유명 배우들이 캐스팅되지 않은 점이 눈에 띄었어요. 하지만 영상미는 전작들에 뒤지지 않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화려함을 자랑했습니다.

 

이런 영화들은 역시 '보는 재미'가 중요한데, 보고 나서 스토리를 깊이 되짚어보는 건 쉽지 않죠. 큰 의미도 없고요.

다만, 최근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I) 이슈가 있어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영화에 등장하는 합성 인조인간 앤디(Andy)에게 관심이 많이 갔습니다.

 

주인공 여전사 레인과 합성 인조인간 앤디

주인공 여전사 레인과 합성 인조인간 앤디

 

앤디는 기술적으로는 감정과 공감 능력까지 갖춘 진보된 존재로 그려졌지만, 물리적으로 슈퍼파워를 지닌 인조인간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영화 중반에 OS 업그레이드를 통해 회사의 명령에 순종하는 전형적인 인조인간으로 변신하지만, 앤디의 전투력은 레인에 비해 30%도 안되어 보였어요.

 

흥미로웠던 장면은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가 잠시 등장한 부분이었습니다. 친구를 구할 것인가, 아니면 전체를 위해 친구를 희생시킬 것인가? 업그레이드된 앤디는 결국 전체를 위해 친구를 포기하는 냉철한 선택을 합니다.

 

전형적인 영화라면 앤디가 주인공 레인을 구하기 위해 희생하는 반전 장면을 기대했겠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인공 레인이 앤디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가지고 헌신하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이번 에어리언 로물루스에서는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보다는, 친구 같은 존재로서 인공지능(인조인간)을 그린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이런 모습도 인공지능의 열린 가능성 중의 하나겠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폭염 속에서 시원한 리클라이너 좌석에 앉아 즐기기 딱 좋은 영화로 에어리언 로물루스 (Alien Romulus)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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