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음 주면 아내와 같이 파리 한 달 살기를 떠납니다.
사실 파리는 약 20여 년 전에 주재원으로 5년 가까이 산 곳이라 이번 한 달 살기는 관광이라기보다는 은퇴 후 추억여행의 느낌이 강합니다. 총 35일의 일정이고 5일 정도는 이탈리아 피렌체를 다녀올 예정입니다.
이탈리아는 과거 주재원 시절에 로마, 밀라노, 베니스 등 주요 도시들은 다녀왔는데 하필 가장 중요한 피렌체를 못 가봐서 이번 기회에 피렌체를 관광하고 피사와 토스카나 외곽 도시 한 두 곳을 방문해 보고자 합니다.
30일 동안 머물 파리에서는 관광보다는 예술의 도시, 낭만의 도시에서 한 달 지내다 오겠다는 가벼운 마음을 갖고 아내와 같이 하고 싶은 것을 한번 적어 봤습니다.
1) 매일 에펠탑까지 조깅하기
2) 파시 (Passy) 시장에서 크레페 사 먹기
3) 옛날 살던 집, 학교, 회사 한번 가보기
4) 블로뉴 숲에서 피크닉 하기
5) 치즈, 푸아그라, 에스카르고 (달팽이 요리), 샴페인 실컷 먹고 마시기
6) 시테섬에서 세느강 노을보고, 강변을 팔짱 끼고 걸어보기
7) 오랑주리에서 모네 수련 실컷 보기
8) 오페라 가르니에에서 발레 공연 근사하게 관람하기
9) 파리지엔처럼 샹젤리제 거리에서 딥키스해 보기 (상상만으로...^^)...
대충 이런 것들이 나왔습니다.
크게 마음먹고 해야 할 것은 없는 가벼운 것들인데,, 그것마저도 숫자가 많지도 않습니다.
계속 생각을 더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한 가지 꼭 해보고 싶은 것이 머리에 떠 올랐습니다.
"10) 이번 여행을 책으로 출판해 보기",,,
종이책 분량을 채우기 어려우면 전자책이라도 출판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출판을 해 보겠다는 챌린지가 생기고 나니 이번 여행이 좀 더 독창적이고 재미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쥐어짜서 계획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1) 르 꼬르뷔지에 (Le Corbusier)와 엑토르 귀마르 (Hector Guimard) 건축 여행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안양에는 김중업 건축박물관이 있습니다. 이 박물관을 관람하던 중에 현대 건축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르 꼬르뷔지에를 알게 되었고, 이 분을 통해 아르누보 건축의 창시자라 불리는 엑토르 귀마르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분들의 작품들이 저희들이 묵게 될 파리 16구에 많이 있어서 이들을 체계적으로 둘러보고자 합니다.
2) 파리 옥상 투어
파리는 정말로 잘 계획된 도시입니다. 시내 전역의 건축물 하나하나를 둘러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지만 높은 곳에서 파리 전체를 조망해 보는 것도 참으로 재미있을 것 같아서 파리 옥상 투어를 해 봤으면 합니다.
3)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투어
얼마 전에 아내와 같이 이 영화를 다시 봤는데 여기에 나오는 명소들을 둘러보는 것도 매우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영화인 덕분에 책의 콘텐츠로 만들기도 좋은 것 같고... 그래서 영화에 나오는 장소들을 찾아서 구글지도에 저장해 두었습니다.
4) Marché(시장) 투어
아내가 이번 여행에서 하고 싶은 것 중에 넘버원이 파시 (Passy) 시장에서 먹었던 크레페를 다시 먹어보는 것입니다.
크레페 가게가 없어지지 않았다면 크게 어려울 것이 없는 미션이죠. 이 미션을 좀 더 확대해서 파리에 있는 몇몇 전통시장을 투어해 보는 것도 포함시켰습니다.
5) 파사주 (Passage) 테마 여행
파자주는 실내 아케이드를 이야기하는데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쇼핑과 산책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과거에는 귀족과 부유층들이 자주 찾던 장소인 만큼 고풍스러운 곳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곳들을 발굴해서 찾아보려고 합니다.
6) 모네의 흔적을 찾아서
저희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 중에 한 명이 모네입니다. 파리에는 여기저기 모네의 작품들과 모네의 이야기들이 숨어 있는 곳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 이런 곳들을 찾아서 한번 정리해 봤으면 합니다.
오늘까지 정리해 본 것들이 이 정도입니다.
실제 파리에 가서 살다 보면 이 중에서 빠질 것들도 있고 새로 추가될 것들도 있겠죠.
그래도 기본 윤곽을 가지고 시작하면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