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빅토르 위고(Victor Hugo)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를 대표하는 문학의 아이콘은 그 결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셰익스피어가 문학적 경계 속에 갇혀 있었다면, 위고는 행동하는 사상가였다고 할 수 있죠.
레미제라블 (Les Misérables)과 파리의 노트르담 (Notre-Dame de Paris)으로 잘 알려진 빅토르 위고는 단순한 문학의 거장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사회적 정의와 인권을 옹호하는 사상가였으며, 프랑스혁명과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정치인으로서 프랑스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나폴레옹 3세의 쿠데타와 독재 정권에 반대하다가 반역자로 몰려 망명 생활을 해야 했던 그는 셰익스피어보다 훨씬 더 격동적인 역사적 소용돌이를 정면 돌파해야 했고, 그로 인해 그는 프랑스 민족적 자긍심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가 1885년 5월 22일 사망했을 때 프랑스 전역은 슬픔에 잠겼고, 그의 장례식은 국장으로 거행되었습니다.
지금도 파리 시내 곳곳에는 그의 이름이 붙여진 거리, 공원, 지하철역, 동상 등 수많은 기념물이 남아있어, 그가 떠난 지 14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프랑스인들이 그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빅토르 위고의 집(Maison de Victor Hugo)은 마레지구 보쥬광장( Place des Vosges)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광장인 보쥬광장은 작지만 참 이쁜 광장입니다.
날씨가 화창하면 마레지구를 찾은 수많은 파리지엥들이 초록 잔디밭 위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보쥬광장 주변에는 "ㄷ"형태의 아름다운 건축물이 감싸고 있어 더욱 빛납니다.
루이 13세의 명령으로 1605년에 보쥬광장이 건설될 때, 같이 지어진 이 건축물은 당시 귀족들이 거주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진 27채의 고급 아파트들입니다.
귀족들을 위한 고급 아파트인 만큼, 높은 천장고와 넓은 거실, 큰 창문, 화려하고 정교한 장식들로 지금도 파리의 최고급 주거지라고 합니다. 여행객의 입장에서는 이런 곳을 방문해보고 싶지만 모두 개인 소유여서 들어가 볼 수 없지요.
이런 욕구를 채울 수 있는 곳이 바로 " 빅토르 위고의 집(Maison de Victor Hugo)"입니다.
보쥬광장 6번지에 위치한 이 집은 지금은 박물관으로 바뀌어 무료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빅토르 위고의 집은 그의 일대기를 볼 수 있는 것과 더불어 화려한 파리 고급 주거지를 엿볼 수 있는 멋진 곳입니다.
빅토르 위고는 1832년부터 1848년까지 17년을 이곳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1851년 나폴레옹 3세의 쿠데타에 반대하여 영국으로 추방되어 약 20년간 망명생활을 한 것을 고려하면, 위고의 삶의 정점에 있던 30~40대 중반까지 거주했던 곳입니다.
박물관은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층에는 위고의 삶과 작품에 대한 다양한 전시물을 볼 수 있습니다.
위고가 쓴 글, 편지, 초상화, 그리고 그가 거주했던 집에 대한 정보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2층에는 위고가 실제 살았던 방들이 재현되어 있습니다.
이곳에는 그의 문학적, 정치적 활동, 가족들에 대한 전시물들을 볼 수 있고, 파리 고급 주택의 구조나 인테리어등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2층 창문을 통해서 바라볼 수 있는 보쥬광장 뷰도 멋지고, 1층 정원에는 테라스 카페도 있어서 잠시 쉬어가기도 좋습니다.
빅토르 위고의 집은 박물관 치고는 매우 작은 규모입니다.
넉넉잡고 1시간 정도면 모두 둘러볼 수 있는 규모입니다. 이곳은 앞에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27채의 고급 아파트 중의 한 곳인데, 이 "ㄷ"형태의 아파트 1층은 모두 회랑으로 연결되어 있고, 고급 갤러리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습니다.
이들 갤러리와 보쥬광장, 그리고 빅토르 위고 박물관을 한 세트로 묶어 슬로우 여행을 하시면 멋진 추억의 체인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