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올해 시작하자마자 북극 한파로 온 나라가 얼어붙었습니다. 

지난 토요일의 일기 예보입니다. 서울 아침 기온이 영하 16.2도입니다.

당연히 한강도 결빙이 되었습니다.

71년 만에 가장 빠른 결빙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안양천은 이 추위에도 말짱합니다.

아래 사진은 오늘 가산 디지털 단지 부근의 안양천 모습입니다. 가산동과 철산동을 잇는 징검다리 부분에는 이 추위에도 꽤 빠른 물살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안양천 : 한강의 제1지류로, 경기도 의왕시 지지대 고개에서 발원하여 경기도 안양시, 군포시, 의왕시, 광명시, 서울특별시 금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양천구, 강서구의 9개 기초 자치단체에 걸쳐있으며, 지류를 포함한 유역권에는 과천시, 시흥시, 부천시, 관악구, 동작구 등이 포함되어 유역 내 350만 명의 인구가 사는 큰 하천입니다.

하천 연장이 35.1km이며, 지천에는 학의천, 삼성천, 수암천, 삼막천, 오전천, 산본 천등이 있음.

 

안양천은 저와 가장 친숙한 자연입니다.

매일 점심, 저녁 식사 후에 소화시킬 겸 회사 근처의 안양천을 걷고 있고, 또 주말에는 아내와 같이 집에서 안양천 지류를 걸어서 관악산 둘레길을 자주 찾기 때문입니다.

 

또 자전거 길도 잘 만들어져 있어서 집에서 1시간 정도면 바로 한강에 닿을 수 있어 한 때 저의 최애 라이딩 코스였습니다.

이런 안양천이 얼지 않는 현상이 반가운 일일까요? 아니면 환경오염과 관련된 뭔가 좋지 않은 시그널일까요?

일단 눈으로 보기에는 좋은 일로 보입니다.

 

물이 얼지 않기 때문에 먹이 활동을 할 수 있어서 꽤 많은 철새들이 모여들기 때문입니다. 청둥오리 가족들이 아직도 유유히 물 위를 헤엄치고 있고 왜가리, 백로 등 제법 귀한 철새들의 개체수도 적지 않습니다.

왜가리, 백로, 천둥오리등이 몰려있습니다. (안양천 여름 촬영)

물이 얼지 않은 것은 2가지 정도의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물에 불순물이 많이 포함되어 빙점이 0도 이하로 내려갔거나 혹은 물의 온도가 어떤 이유로 올라갔기 때문일 것입니다.

 

안양천이 이 추위에도 얼지 않는 이유는 2번째 이유, 즉 물의 온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안양천은 주변에는 산과 지천들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건천에 가깝습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수량이 부족해서 쉽게 마를 수 있는 하천입니다. 

여름철 폭우로 물에 잠긴 안양천

수량이 부족하면 쉽게 오염이 됩니다. 그래서 안양천에는 안양천 수질 개선 작업으로 안양, 군포, 의왕시의 생활하수를 박달, 석수 하수 처리장으로 보내어 정화한 물을 안양천으로 대량 방류하고 있습니다. 

이때 방류되는 정화 처리된 물의 수온이 10도 안팎의 따뜻한 물이라고 합니다. 

 

물이 따뜻한 이유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찾기 어렵지만 아마 대량의 생활하수를 사용하므로 물 자체가 10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보면 안양천 상류와 학익천의 2곳에 방류를 한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는 이곳에 방류하는 것만으로는 영하 15도가 오르내리는 강추위에 서울 가산동까지 계속 보온이 되어 빙점 이상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안양천변에 핀 야생화 군락 (안양천 촬영)

중간중간에 이렇게 정화 처리된 따뜻한 물이 계속 유입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안양천의 지류인 삼성천 (안양 예술 공원)의 경우만 하더라도 몇 군데에서 이끼가 낄 정도로 따뜻한 물이 유입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안양천이 얼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잘 서지는 않습니다.

안양천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기도 하도, 한편으로는 이것이 과연 자연 친화적인 방법인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도 안양천 주변을 걸으면 얼지 않고 있는 유유히 흐르고 있는 안양천을 보면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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