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마지막 월급

매월 25일은 월급날이다. 

오늘도 예외 없이 오전 11시경에 급여가 입금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매월 한 번씩 받는 월급이지만 이번은 좀 특별한 것이다.

왜냐하면 지난 37년간 다녔던 직장에서 받는 마지막 월급이기 때문이다.

일주일 전에 정식으로 퇴직을 했고, 이달치 월급이 마지막 화살처럼 날아와 통장에 꽂힌 것이다.

 

이 이야기는 다음 달부터는 정기적으로 받는 근로 소득이 없어진다는 이야기이다.

다행히 다음 달초에 잔여 휴가 보상금과 의료비, 그리고 연말 정산금 등이 추가로 입금될 예정이므로 올해 마지막 달의 생활비는 이것으로 감당할 계획이다.

 

그리고, 새해 첫달부터는 ?

연금으로 살아갈 예정이다.  즉, 연금 생활자가 되는 것이다.

노동 소득자에서 연금 생활자로의 화려한(?) 변신, 과히 나쁘지 않은 신분의 변화 같다.

 

다행히 연금을 일찍 잘 준비해 두어 내년부터 80세까지는 별도의 노동을 하지 않더라도 생활비 수준의 금액을 매월 연금으로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매월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지난 6개월간의 평균 생활비보다 100만 원 정도 많은 규모이니 잘만하면 약간의 저축도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금년부터 개인적으로 따로 준비한 패시브 인컴 (Passive Income) 수익도 적은 금액이지만 목표치에 가까워지고 있으니 퇴직 후에 "돈"때문에 일을 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연금, 퇴직연금, 국민연금의 3층 연금탑으로 퇴직 후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방법과 SNS 연금으로 추가 수익을 확보하는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본인의 유튜브(은소랜 채널)에 담아 두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면 좋겠다.

 

축하와 새로운 출발

지난 퇴직 날은 외롭지 않아서 좋았다.

왠지 퇴직 날은 멜랑꼴리 해질 것 같았는데, 같은 부서의 직원들이 작은 파티를 열어 축하해 주었고  집에서는 가족들이 케익과 꽃다발, 그리고 와인을 곁들인 식사까지 준비해 주어서 퇴직을 축하해 주었다.

후련함과 아쉬움 중에서는 "후련함"에 좀 더 가까웠고, 위로와 축하 중에서는 "축하"에 더 가까웠던 퇴직 날이었다.

 

그리고, 이번 주일에는 교회에서 안수 집사로 임직을 받았다.

코로나 가운데서도 교인들의 투표와 석 달에 걸친 교육 과정을 거쳐 임직식이 열렸는데 공교롭게 퇴직 다음 주일이었다. 안수집사는 장로처럼 교회에서 항존직으로 인정을 받는데 좀 더 큰 책임을 갖고 교회 일과 봉사를 할 수 있는 자리이다.

 

하나님으로부터 큰 퇴직 선물을 받은 셈이다.

 

안양천 산보

오늘은 아내와 같이 회사 근처 안양천으로 데이트를 다녀왔다.

인근 지역에서 커피 맛이 가장 좋은 "502 커피"라는 카페의 쿠폰이 2장 남아 있어 이것을 사용할 의도도 있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안양천 단풍을 카메라에 담아 두고 싶어서였다.

 

퇴직 날에도 예외 없이 점심 식사 후에 이 산책길을 걸었었는데 그때는 단풍이 약간 이른 감이 있었다. 은행 잎들에 아직 약간 푸른 기운이 남아 있어서 일주일 후에 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오늘 아내와 같이 찾았는데 아쉽게도 낙엽들이 거의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들만 보였다. 그간 내린 비와 강한 바람 탓인 듯하다.

 

이것을 보고 하나를 깨닫게 된다.

우리의 삶도 단풍과 낙엽처럼 황혼에 가까워질수록 짧은 시기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주일 만에 무성했던 단풍이 다 떨어져 버린 것처럼...

 

그러므로 후회하지 않는, 혹은 조금만 후회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많이 하는 흔한 이야기이지만 제2의 인생을 사는 우리에게는 꼭 필요한 말인 것 같다.

안양천 단풍, 저 의자에 아내와 같이 앉아서 햇살을 쬐며 "502 커피"를 마셨다. 아내는 신기하게도 커피에서 생떼밀리옹 와인 맛을 찾았다고 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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