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푹푹 찌는 여름철에는 냉방이 잘되는 실내 데이트가 최고죠.

그래서 고르고 골라서 이번 주에는 아내와 같이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을 다녀왔습니다.

 

마침 국내 1세대 조경가인 정영선의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For All That Breathes On Earth)"가 열리고 있어서 야외가 아닌 실내에서 우리나라 조경사를 잘 공부하고 왔습니다.

 


  • 주제 :  정영선 :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7 전시실
  • 전시기간 : 2024년 4월 5일 ~ 9월 22일
  • 관람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전 10시~오후 9시)
  • 입장료 : 2,000원 (온라인 사전 예약 또는 현장 발권)
  • 주차료 : 시간당 4,200원

 


 

전영선은 누구 ?

1941년 생으로 우리나라 1세대 조경가이자 여성 1호 국토개발기술사라고 하십니다.

"국토개발 기술사"라는 자격증이 있나 궁금해서 검색을 해 봤는데, 아마도 지금의 "조경 기술사"를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서울 올림픽 미술관과 조각공원, 예술의 전당,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호암미술관 희원, 선유도 공원, 경춘선 숲길 등과 같은 우리나라 굵직굵직한 조경 사업들이 그녀의 손길을 거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젊은 친구들에게 친숙하다고 할 수 있는 제주 오설록 이니스프리와 성수 크리스찬 디올의 정원도 이분의 작품입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한국 현대 조경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반전인 게,,, 전시실 입구에 걸려있는 이 분의 집은 명성에 비해 소박해 보였습니다.

아내 왈,,,"이런 집 오래 볼수록 정감 있고 참 좋지 않아!"

 

 

전시실 구성

미술 작품이 아니라 조경가의 일대기를 테마로 꾸민 전시이기 때문에 전시실 공간을 작품들로 조경한 느낌이었습니다.

 

커다란 전시실 사면 상단부 전체를 주요 공원들의 영상들로 프로젝션 시키고  그 중앙에는 투명 유리를 이용하여 선 채로 바닥에 있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마치 커다란 미디어 아트 전시실에 들어온 느낌...

 

 

사각 벽면을 따라, 대학원생 시절의 작업부터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까지를 아우르는 파스텔, 연필, 수채화, 청사진, 설계도면, 모형, 사진 등의 기록 자료를 배치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사각 벽면을 따라 이어지는 심플한 직선의 동선 덕분에 관람이 매우 편리했습니다.

 

 

그리고 중앙부는 투명 유리판 정원으로 만들어, 마치 잔디밭을 걷듯이 유리판 위를 걸으면서 여러 기록물들을 볼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조경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습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빌딩 숲 일색이고,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으로 내려가면 난개발로 인해 신음하는 땅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보면서, 멋진 조경과 쉼터가 전시회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서 생활에 친화적으로 자리 잡기를 희망해 봤습니다. 우리 주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조경이 많아진다면, 더욱 풍요롭고 아름다운 환경이  만들어지겠죠.

 

 

플러스 알파...

국립 현대미술관은 북촌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전시회 관람을 마칠 때쯤 어느 정도 해가 떨어지고 그림자가 짙어져서 저희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북촌을 천천히 산책했습니다. 이때쯤의 북촌이 제일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먹거리,,,

이 동네 저희들의 추천 맛집은 "엄용백 돼지국밥"과 "황생가"입니다.  오늘도 점심과 저녁은 여기서 해결...

엄용백 돼지국밥과 황생가의 만두국 추천...

 

더운 여름 시원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정영선 조경 전시회, 꽤 괜찮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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