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랜 은퇴 연구소


이번 여행 동안 묵을 숙소는 파리와 인접한 "블로뉴 장 조레(Boulogue-Jean Jaurès)"에 있는 작은 아파트로 정했습니다.

처음에는 파리 16구에 있는 숙소를 구했으나 갑자기 집주인 쪽에 사정이 생겨 급하게 이쪽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블로뉴 장 조레 (Boulogue-Jean Jaurès)는 파리 남쪽에 있는 자치구인 "블로뉴 비앙쿠르 (Boulogne Billancourt)"의 한 지역으로 파리 지하철 10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파리 생활권 지역입니다.

 

아파트 바로 옆에 이 지역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노트르담 성당 (Eglise Notre-Dame de Boulogne)이 있어 복잡한 골목길에서 집을 찾는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찾아보니까 장 조레(Jean Jaurès)는 세계 1차 대전을 막으려다 극우파에게 암살당한 정치인으로 판테온 (Pantheon)에 그 유해가 모셔져 있다고 합니다.  판테온은 프랑스 위인만 안치되는 곳인 만큼 (2019년 1월 현재 71명 안치), 장 조레는 프랑스의 영웅으로 추앙을 받는 분이고 그분을 기념해서 지역과 지하철 역의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동네를 한 바퀴 산책하면서 지하철(Metro), 마트(Franprix와 Carrefour City), 빵 가게 (Boulangerie) 등의 위치를 파악하고 필요한 식자재와 지하철 티켓 (나비로 이지)을 구입했습니다.

아침 온도는 10도 내외였지만 가랑비가 내려서 싸늘한 느낌으로, 현지인들이 이미 두툼한 겨울 옷에 목도리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아침은 손님들로 붐비는 블랑제리 (Boulangerie)에서 바케트 한 개를 구입하고, 프랑프리(FRANFRIX)에서 푸와그라(거위 간), 잠봉, 치즈, 올리브 등을 사와서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푸와그라(거위 간), 잠봉, 치즈, 올리브는 아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것들인데, 가격도 저렴하고 하니 이번에 실컷 먹고 갈 생각입니다.^^ 

사람들로 붐비는 지역 빵 가게
FRANPRIX에서 사온 식자재로 아침 식사

 


 

 

오후에는 이전 살던 곳으로 추억 여행을 떠났습니다.

 

파리 16구, 블랑빌리에 (Boulainvilliers) 거리에 있는 아파트, 그리고 아이들이 다니던 국제 학교 (ISP)와 아내와 같이 식거리를 사러 다녔던 파시(Passy) 시장....

 

놀라운 것은 거의 90~95%는 약 20년 전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학교, 아파트, 관공서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들은 이해가 되지만 조그만 상점들 마저 이전 그대로 그 위치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쇼핑센터 내부에 있는 가게들은 이전 기억들과 다른 부분들이 있어,, 아 여기도 변하는 것이 있구나 하며 보물찾기 하듯 새로운 것들을 찾아봤습니다.

빨간 제라늄이 활짝 핀 우리가 살던 아파트

 

파리의 부촌 가운데 한곳인 16구의 모습

 

겉모습은 그대로인 파시 플라자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아내에게 파리에 가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것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파시(Passy)에 있는 크레페 가게에서 갈레뜨를 먹는 것"이라고 대답하더군요. 참 소박한 여자입니다.^^

 

혹시 그 크레페 식당이 사라졌으면 어떡하나 하고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 가게도 다른 파리의 추억들처럼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인상 좋은 웨이트 아저씨의 안내를 받으며 갈레뜨와 시드러(Cidre) 주문했습니다.

 

참고로 이 식당의 크레페는 메밀로 만든 것인데 프랑스 서부의 노르망디와 브르타뉴 지방이 산지입니다. 사과를 원료로 만든 발효주인 시드러(Cidre) 역시 이 지역이 주요 산지여서 두 음식은 잘 조화를 이뤄 늘 같이 먹는다고 합니다.

이전 모습 그대로인 크레페 식당

 

크레페와 시드러

 

점심 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파시 (Passy)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이제 막 9월이 지났는데 거리의 마로니에 잎들은 이미 말라있어 우리 부부를 깊은 가을의 감성으로 안내했습니다.

 

파리의 부촌 마을인 만큼 유명 브랜드의 부띠끄, 보석가게 등이 늘어선 이 길은 아이쇼핑의 재미가 있습니다.

중간에 앤티크 가게도 있어서 들러봤죠. 그리고 이 길의 종점에 다다르니 유명 한식당인 '우정'이 옛 모습 그대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골목길 안에 숨어 있는 앤티크 가게

 

주재원의 단골 식당이었던 한식당, 우정

 

큰 아이가 다녔던 파리 국제학교 (중,고등학교) 골목

 

이 길을 조금 걸으면 에펠탑이 보이기 시작하고 샤이오 궁과 트로카데로로 들어가는 길을 만나게 됩니다.

에펠탑의 포토 스팟 (Photo spot)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우리 부부도 셀카봉을 꺼내 다정한 포즈를 취하면 한 컷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알마 광장 (Pl. de L'Alma)까지 걸으며 희미한 흑백 칼라의 옛 추억을 천연색으로 다시 채색하면서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샤이오 궁 앞에서 바라본 에펠탑

 

알마 광장 앞에서 몽테뉴 거리를 배경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알마 광장 앞에서 세느강을 따라가는 노선인 72번 버스를 탑승했습니다.

 

(세느강 주변에 파리의 주요 관광 명소가 모여있어서, 이 72번 버스를 타면 에펠탑, 알렉산드르 3세 다리, 오르세 미술관, 꽁꼬드 다리, 꽁시에 쥬리, 파리시청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단돈 2.15유로로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는 투어 버스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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