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온도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던 강추위가 한풀 꺾기고 이번 주는 제법 온화한 날씨입니다.
지난달에 보행 중에 넘어져 오른팔 골절상을 당하고 한 달 넘게 깁스를 하고 있던 아내가 외출을 하고 싶다고 하네요.
가볼 만한 전시회를 찾던 중에 서울 마곡 '스페이스 K'에서 열리고 있는 최민영의 "꿈을 빌려 드립니다"를 예약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전시회를 가기 전에 먼저 신도림을 들러 점심을 먹었습니다.
며칠 전 SBS 생방송 투데이에 소개된 '동태 매운탕' 맛집입니다.
상호가 '양은이네 신도림 본점'으로 국가 공인 김치명인이 운영하는 50년 전통의 동태탕의 명가라고 하더군요.
맛집으로 알려진 데다가 마침 TV에 방영된 탓에 긴 웨이팅 라인이 예상되어 점심시간보다 약간 이른 11:40분경에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12시가 넘어서도 식당 안은 꽉 차긴 했지만 방송에서 본 것처럼 대기줄이 길지는 않더군요.
음식 맛은 'Good'이었습니다.
식당 음식 평가에 인색한 편인 아내가 한 그릇을 완벽하게 비웠으니 자주 오진 못하더라도 겨울철에 동태탕이 먹고 싶으면 다시 올 곳으로 저장해 두기로 했습니다.
마곡으로 이동해서 스페이스 K 앞에 있는 투썸플레이스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전시관으로 향했습니다.
스페이스 K는 코오롱이 운영하는 문화예술 나눔 공간입니다.
마곡의 랜드마크는 LG 사이언스 파크인데, 명칭은 파크이지만 파크라고 하기엔 황량하기 짝이 없는 동네가 되고 말았습니다.
녹지는 별로 없고 온통 박스형의 개성 없는 사무실과 음식점만 즐비한,,, 최근 개발된 동네치고는 참 멋없는 동네라는 생각이 이곳을 올 때마다 드는 생각입니다.
그나마, 그 한 모퉁이에 코오롱이 지은 '스페이스 K'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은 건축 메거진인 SPACE에 실린 것인데, 건축 초기의 사진으로 지금은 스페이스 K 좌우로 고층빌딩이 빼곡히 들어선 답답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지금 스페이스 K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재영 화가 최민영 씨의 "꿈을 빌려드립니다 (Dreams for Hire)"입니다.
최민영 씨는 1989년 생이니 상당히 젊은 작가입니다.
서울미대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슬레이드 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에 영국 런던에 머무르며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작품들은 전시의 제목에서 이야기해 주듯이 약간은 몽환적입니다.
꿈의 세계를 몽환적으로 표현한 화가라고 하면,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호안 미로(Joan Miró) 등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들의 작품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의 사물들이 새로운 형태로 창조되거나 왜곡되는 초현실주의 프레임으로 표현됩니다.
하지만 최민영의 작품은 몽환적이긴 하지만 사물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물들 그대로 캔버스 위에서 존재합니다. 다만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하기 어려운 조합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한강에 돌고래들이 유영을 하고 봉산탈춤의 사자가 사람과 같이 뛰어놀기도 하고,,,,그래서 아름다운 상상을 나누는 느낌을 크게 받았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만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에 닮아 있는 몽환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작품들을 보면서, 아내에게 성경 이사야에 표현된 천국의 모습이 연상된다고 했더니 아내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이리가 어린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아이에게 끌리며...(이사야 11:6)
저는 작품 속의 소재들로 선사하는 스토리텔링도 신선하고 재미있었지만, 색채가 주는 몰입도가 매우 강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석양의 강렬한 붉은빛, 혹은 실내를 압도하는 청푸른 색채,,, 많은 연구를 통해 만들어낸 작가의 자신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아내와 같이 나온 겨울 나들이....
작가로 부터 빌린 꿈으로 몸과 마음이 충만했던 저희 부부 한나절 데이트였습니다.
감사합니다.